[쿠키 사회] 4월 16일 오전 10시11분 침몰하던 세월호 안에서 단원고 학생이 찍은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준석(69) 선장 등 선박직 직원들이 배를 버리고 달아난 지 25분이나 지난 뒤에도 학생들은 선실에 남아 애타게 가족을 찾고 구조를 기다린 것이다. 처음 배가 기울기 시작했을 때만해도 장난기 가득했던 학생들의 얼굴이 잔뜩 굳어 있는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또다시 분노하고 있다.
JTBC는 5일 단원고의 고 박수현군이 사고 당일 오전 10시 11분 34초부터 10초 동안 찍은 사진 8장을 입수해 공개했다.
JTBC는 사진 속 아이들의 얼굴이 상당히 굳어 있었으며, 배가 심하게 기울어 학생들이 침대와 바닥, 벽에 간신히 기대 있다고 전했다. 또 객실에는 아직 물이 차지 않아 이 때라도 빨리 탈출했다면 배를 빠져나가 구조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애초 JTBC는 박군이 이날 오전 8시52분 27초부터 촬영한 동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오전 9시10분쯤 끝나는 동영상에는 박군 등 학생들이 배가 기운 상황이 대수롭지 않은 듯 친구들과 장난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이후 선실 안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에 다시 사진이 공개된 것이다.
즉 박군이 남긴 휴대전화 영상과 사진만으로 보면 학생들은 선실에서 무려 1시간20분 동안이나 꼼짝하지 않고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JTBC는 박군이 휴대전화 사진을 남겼을 당시 이미 선장 일행은 배를 버리고 구조된 뒤였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조차 오전 10시7분 좌현 선실 유리창을 깨 승객 7명을 구조했지만 이후에는 어떠한 선체 진입도 하지 않았다.
박군은 오전 10시14분 휴대전화로 아버지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박군이 남긴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선실에 갇혀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밖에 있는 엄마 아빠에게 전화를 건 아이들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며 비통해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