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자체 발행하는 웹진 ‘열린 마루’에서 ‘식품 첨가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란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선 “L-글루타민산나트륨은 지난 199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연구·조사한 결과 평생 먹어도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이미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L-글루타민산나트륨은 MSG의 공식 명칭이다.
그동안 업계에선 MSG란 단어를 숨겨 왔다. MSG를 과다 섭취할 경우 뇌신경 세포가 파괴되고 두통과 메스꺼움,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을 겪는다는 오해 때문이었다.
하지만 MSG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기업들도 MSG를 비롯해 식품 첨가물, 인공 감미료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나섰다.
대상은 올해를 화학조미료로 알려진 ‘미원’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한 해로 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미원은 1960년대 한국의 조미료 시장을 열었던 제품이다. 당시 ‘식탁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인의 입맛을 맞추는데 꼭 필요한 제품으로 자리잡으면서 ‘1가구 1미원’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미원의 인기는 93년 12월 경쟁업체가 건강을 컨셉트로 한 조미료를 팔기 시작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업체는 미원을 포함한 타사 조미료 제품에 유해성 논란이 있는 MSG가 99~100% 들어 있다고 강조하면서 자사 제품을 홍보했다. 이후 MSG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식품회사들도 MSG가 빠진 제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상은 미원의 부활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계획 중이다. 우선 광고 등을 통해 조심스럽게 소비자들에게 미원을 노출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여론이 우호적으로 바뀌면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상 관계자는 15일 “저염 캠페인, 제품 리뉴얼, 관련 이벤트 발굴 등 다양한 방향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도 다시다에 ‘명품 골드’라는 이름을 붙여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MSG가 포함돼 있지만 재료와 맛을 강화해 프리미엄화했다.
음료업체들은 사카린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도 조심스럽게 알리고 있다. 사카린은 70년대 미국 환경보호국이 발암 가능성이 크다고 알린 뒤 기피 대상이 됐다. 지난 2010년 환경보호국이 발암물질 목록에서 사카린을 제외했지만 소비자들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음료 업체들이 내세운 것은 사카린이 설탕보다 단 맛은 강하지만 열량은 적다는 점이다. 사카린 열량은 설탕과 같지만(4㎉/g) 단맛은 설탕의 300배나 된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여전히 사카린이 무해하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은 부담스럽다”면서 “대신 당뇨병 협회 등에서 혈당 수치에 영향을 덜 주는 사카린 섭취를 권장하고 있는 것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 호르몬, 멜라민 파동 등의 이슈로 안전성에 오해를 받고 있는 멜라민 수지를 제대로 알리는 기업도 있다. 멜라민 수지를 이용해 식기류, 리빙 제품 등을 만드는 진저코리아는 멜라민과 멜라민 수지가 엄연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멜라민 수지는 독성 물질인 멜라민과 발암물질인 포름 알데히드가 열 등으로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다. 멜라민 수지는 결합과정에서 분자식이 달라져 독성이 없다는 게 진저 코리아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멜라민 수지’를 ‘멜라민’과 같은 물질로 착각하는 것은 다이아몬드를 석탄과 동일하다고 하는 것과도 같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