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 또 왜 이러나” 日교토대, 731부대와 관련성 다룬 전시물 철거

“얘들 또 왜 이러나” 日교토대, 731부대와 관련성 다룬 전시물 철거

기사승인 2014-05-20 18:01:01
[쿠키 지구촌] 교토대 출신 의사가 악명 높은 731부대 연구진의 주축이었음을 알려주는 전시물을 학교 측이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2월 문을 연 교토대 의학부 자료관의 전시물 가운데 731부대를 다룬 패널 2장이 개관 직후 철거됐다고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철거된 자료는 교토대 출신인 이시이 시로 중장 등에 의한 731부대 창설 과정 등을 담은 ‘교토대 의학부 병리학교실 100년사’ 내용 일부다. 해당 전시물은 731부대장인 이시이 중장 등 교토대 의학부 출신자가 731부대에 깊게 관여했다는 것을 설명하고, 이 부대가 시작된 계기를 제공한 교토대 의학부도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담았다. 이에 따르면 731부대 관계자 최소 23명이 1960년까지 교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료관 담당자는 패널이 전시물 교체의 목적으로 철거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유자가 반환을 요청한 의료기구 외에 다른 전시물은 그대로라는 점에서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려는 목적으로 731부대에 관한 자료를 치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키타 사치코 교토부보험의협회 이사장은 “전시물의 철거 경위가 불투명한데 사실을 은폐할 의도가 있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가키타 이사장은 의사의 전쟁책임을 생각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토대 의학부 병리학교실 100년사에서 731부대 관련 내용을 집필한 스기야마 다케토시 전 교토대 교수는 “과장도 은폐도 없이 교토대 의학부가 전쟁에 협력한 역사로서 사실만 기술했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중 중국 하얼빈 교외에 주둔한 731부대는 마루타부대로 알려졌다. 이 부대는 생화학전에 대비해 전쟁 포로 등을 상대로 바이러스, 독가스 등에 관한 잔혹한 실험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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