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해외 직접구매(직구)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 1~4월 특송이나 국제우편을 통한 전자상거래 수입액이 4억7877만 달러(491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수입건수도 497만건으로 52% 늘었다. 정부가 지나치게 비싼 수입 소비재 가격을 낮추는 차원에서 해외 직구 활성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수입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직구 품목은 의류·신발이 27%로 가장 많았고 건강기능식품(14%), 화장품(8%), 가방(8%), 완구(3%)가 뒤를 이었다. 직구 대상 국가는 미국이 74%로 압도적인 1위이며 중국(11%), 독일(5%), 홍콩(4%), 일본(2%) 순이었다.

직구 연령층은 아무래도 인터넷 활용도가 높고 구매력도 있는 20~30대가 가장 많다. 관세청이 올해 수입신고 된 직구 물품 343만건을 조사해보니 이중 52%(177만건)를 30대 연령층이, 22%(77만건)을 20대가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38%)보다는 여성 이용자(62%)가 많았다.

해외 직구는 배송비·수수료를 물어도 정식 수입품보다 싼 가격 때문에 인기지만, 엄연한 수입행위여서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위해식품류나 농축수산물 등 국내 반입이 제한되는 물품은 인터넷 쇼핑을 하더라도 통관이 안 될 수 있다.

또 100달러(미국산은 200달러) 이하 제품을 개인소비용으로 직구하는 경우 면세되는 것을 악용해 여러 사람 명의로 들여와 판매하는 것은 밀수(密輸)행위다. 관세청 관계자는 “타인 명의를 도용한 불법통관을 방지하기 위해 특송화물의 배송결과를 제출하도록 관세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송지 정보를 파악해 직구 물품 불법판매를 단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직구 품목도 점점 다양해져 해외 경매사이트를 통한 자동차 직구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세관은 “경매에서 낙찰돼 입금했는데도 물건을 못 받거나 상태가 안 좋은 물건을 받는 경우가 있으므로 신뢰할 수 있는 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 경매사이트에서 중고 승용차를 낙찰 받으면 낙찰가격에 운임·보험료, 기타 부대비용을 합한 액수에 대해 관세·개별소비세 등이 부과된다. 일례로 미국산 중고차 경매낙찰가격이 9250달러(949만원)이고 운임·보험료 1175달러, 부대비용 145달러인 경우 납부세액은 213만원 정도가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