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브란스는 코드 블루”

“현재 세브란스는 코드 블루”

기사승인 2014-05-22 12: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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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기대회 갖고 재단이사회 비판…내규에 따라 선거 치를 것

[쿠키 건강] 연세의대 교수들과 재단이사회와의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연세대학 의대, 치대, 간호대학 교수들은 의대강당과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당에서 동시에 '세브란스 자율권 수호를 위한 의,치,간 교수 공청회 및 제1차 궐기대회'를 갖고 직간접 선거를 금지한 이사회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교수들은 재단이사회가 세브란스의 자율권을 훼손하고 인사권과 재정권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며, 내규에 따라 선거를 실시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교수평의회 김원옥 회장은 재단의 이번 결정은 세브란스와 연희의 합동정신을 망각한 것이고 의료원의 재산에 탐을 내는 비민주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합병 당시 인사권과 재정권은 세브란스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동안 열심히 일해 지금의 세브란스를 일궜다"며 "재단의 결정은 우리의 미래를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책임을 묻고 역사에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토론에 나선 천근아 교수도 세브란스의 자율권은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천 교수는 세브란스는 주인이 없는 병원인 만큼 개개인이 주인이라는 생각과 자부심으로 일 해왔다며, 부작용이 있다고 선거를 없애는 것은 더 큰 가치인 자율성과 독립성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재단이사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도 흘러나왔다.

이번 사태의 비대위원장을 맡은 장양수 교수는 "재단이 퇴화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이사장 때문이고, 이사장이 똑똑한 이사를 뽑지 않고 아부하는 사람만 뽑고 있어 이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사회의 A 교수는 6년 동안 근무하면서 3년은 근무를 하지 않았고, B교수는 개원가에만 있어 대학의 현실을 모르고 있다. 이번 결정을 한 이사들은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교수는 "세브란스에서 함께 일했던 재단이사들이 우리를 대변해주고 온 몸으로 막아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들에게 실망했다. 의료원을 배신했다."며 "올해 2월 이사에 선임된 설준희 이사는 물러나야 하고, 바지 이사장인 김석수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단이사회의 행보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음모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이 모 교수는 재단이사회의 결정에 찜찜한 구석이 있다며 총장이나 이사장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결정을 낸 것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모 교수는 음모가 있다는 얘기를 꺼냈다. 총장이 재선을 해야 함에도 이런 일을 꾸민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고 무언가 다른 것이 작동되고 있다는 것.

또 다른 교수는 재단이사회가 원하는 것은 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2010년부터 재단이사장과 식사를 할 때 이사장은 '이제 그만 세브란스 하세요. 이제 연세입니다'라며 세브란스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반대했다"며 "가장 원하는 것은 돈이다. 고대의료원을 보면 의료원이 벌은 돈이 제대로 병원에 투자가 안 된다. 의료원 수익은 의료원을 위해 쓰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이 10명으로 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사회와 총장에 의한 임명을 거부한다는 초강수를 두고 투쟁을 선언했지만 실망 교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박은철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세브란스의 지금 상태는 어레스트 혹은 코드블루 상태"라며 "이사회의 결정에 반대하는 동의서 작성과 리본 착용을 하고 매주 화요일 언더우드 동상에서 피켓 시위를 할 것이다. 현재 174명이 비대위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는데 500명 이상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sunjae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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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기자
sunjaepark@monews.co.kr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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