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수석, 어디로 가나?

이정현 수석, 어디로 가나?

기사승인 2014-06-07 10:51:55

[쿠키 정치] 박근혜 정부의 ‘개조’가 시작됐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사의를 표명했고, 빈 자리로 남겨진 총리직에도 이르면 내일 새 인물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은 지난해 6월 윤창중 대통령 대변인이 미국 순방 중 초유의 성추행 사건을 벌이고 도피한 뒤부터 청와대의 실질적인 얼굴마담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매일 오전과 오후 기자들을 만나 권력 핵심부의 의제를 알려왔다. 대변인에 민경욱 전 KBS 앵커가 임명된 뒤에도 그가 잦은 말실수를 빚어 이 수석의 역할은 더욱 주목 받았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한나라당 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경상도 정권의 대표적인 호남 인사이자 대통령의 마음을 가장 잘 읽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권 개편이냐

이 수석은 6.4 지방선거 직후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보는 이들은 없다. 새 총리 지명에 맞춘 내각 개편에 대비한 것인지, 다음달 치러질 재보궐선거를 위해 차출된 것인지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이 수석이 새롭게 개편될 행정자치부(안정행정부의 바뀔 명칭)나 문화체육관광부의 장관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7일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정부는 국가 안전관리시스템의 대개조와 함께 공공개혁을 비롯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강한 국정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세월호 참사 수습을 위해 내세운 안대희 총리 카드가 실패한 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된 내각을 속히 재가동해야할 시점이다. 개혁성이 있는 인물을 총리로 내세우고 이 수석을 내각 대변인격인 문체부 장관에 앉혀 청와대와 내각을 잇는 역할을 맡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총리 후보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지난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라는 아젠다를 새누리당에 가져다준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부정청탁 금지법안으로 주목 받는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6.4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광역단체장 자리를 잃은 충청권을 탈환하기 위해 이 지역 출신 인물이 전략적으로 발탁될 수도 있다.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과 이원종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이 충청권 인물이다.



선거 차출이냐

여야 무승부로 판가름난 6.4 지방선거에 이어 정권 중간평가 성격의 미니 재보선으로 불리는 다음달 30일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선에 참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최소 12곳에서 많게는 18곳까지 재보선이 치러진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일찌감치 서울 동작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정몽준 전 서울시장 후보의 지역구다. 이 수석이 출마할 경우 호남에서 공석이 된 광주 광산을(이용섭 전 의원 지역구)과 담양·함평·영광·장성(이낙연 전남지사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질지도 주목된다. 6.4 선거에서 부산과 대구에 도전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기록한 야권의 오거돈·김부겸 후보처럼 여권에서도 호남에 몸을 던질 거물급 인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7.30 재보선은 이미 물밑에서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철씨가 먼저 침을 발라 놓은 동작을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경기도 평택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쓴잔을 마신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이혜훈 전 최고위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도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총리후보로 거론되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출전 예비군이다. 야권에서도 정동영 전 대선후보가 출마를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이 모두 출마한다면 7.30 재보선에서 여야가 명운을 건 대격돌이 벌어지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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