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최근 약국에 들렀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받아 병원 부근에 있는 약국에 가서 처방전대로 조제한 약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약을 처방해 준 사람은 약사가 아닌 약국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것이다. A씨는 “가운을 입고 있어 약사인 줄 알았다. 약사가 아닌 무자격자가 전문의약품을 조제해 주는 것이 말이 되냐”며 “혹시라도 잘못 약을 처방할 경우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하냐”고 말했다.

병원이나, 약국을 이용하는 대다수의 환자들이 자신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나 한의사, 약사가 적법한 보건의료인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국민들은 의사가 약사 등의 보건의료인을 인지하는 방법으로 ‘위생복’ 착용보다 ‘명찰패용’을 더 선호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서는 병의원, 한의원, 약국을 이용하는 환자들이 자신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 한의사, 간호사, 약사, 의료기사가 유효한 면허증을 소유한 적법한 보건의료인인지 그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에 관해 조사하고 개선방안을 찾기 위해 2014년 6월 10일부터 16일까지 6일 동안 403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적법한 보건의료인이지를 어떻게 확인하고 있냐?’는 질문에 ‘확인하지 않고 병의원, 한의원, 약국에서 일하면 모두 보건의료인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이 38%였고 ‘가운을 입었으면 보건의료인이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24%였다. 이는 환자들은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일하거나 위생복만 착용하고 있으면 그냥 적법한 보건의료인이라고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특히 의사가 약사 등 보건의료인으로 인식하는 방법으로 국민들은 위생복 착용보다 명찰 패용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설문에서도 드러났다. 응답자의 99%는 적법한 보건의료인인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명찰을 의무적으로 착용하는 것’에 찬성했다. 또한 응답자들의 79%가 명찰에 ‘사진, 면허직종, 이름’을 모두 표시하기를 원하고 있다.(이름만 1%, 면허직종과 이름 20%)

응답자의 대다수는 설문조사에서 명찰 패용에 대해 자율성보다는 강제성이 있어야만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명찰 의무착용을 법제화했을 때 위반을 한다면 어떤 처벌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5% 만이 ‘처벌규정을 두지 않고 보건의료계의 자율에 맡긴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대다수는 어떤 형태로든 패널티를 줘야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만으로도 잘 알 수 있다.(과태료 40%, 벌금형 42%, 징역형 13%)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적법한 보건의료인인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사진과 이름과 면허직종이 기재된 명찰’을 가슴에 패용하거나 목에 거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며 “명찰 의무 패용이 보건의료인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가 아닌 면허증을 가진 직업인으로써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상당수의 병의원, 약국이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