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 먹잇감에서 포식자로… 코스타리카, 알고 보니 D조 최강

‘죽음의 조’ 먹잇감에서 포식자로… 코스타리카, 알고 보니 D조 최강

기사승인 2014-06-21 12:24:55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 직전까지만 해도 코스타리카는 ‘죽음의 조’의 먹잇감에 불과해 보였다. 우루과이와 이탈리아, 잉글랜드의 3파전에서 1승씩 헌납할 D조의 최약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우루과이가 남미의 강세를 견인할지, 이탈리아와 잉글랜드가 유럽의 도전을 주도할지에 대한 분석은 있었지만 코스타리카의 반격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사실상 전무했다.

대회가 개막하고 조별리그에 돌입하자 상황은 뒤집어졌다. 코스타리카는 지난 15일 브라질 포르탈레자 에스타디오 카스텔라오에서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를 3대 1로 격파했다. 우루과이의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가 빠졌지만 세 골을 퍼붓고 승리한 코스타리카의 경기력은 단순히 이변으로 볼 수 없었다.

수비에 집중하다 역습을 노려 효율적으로 공격하는 5-4-1 포메이션과 스타플레이어 한 명 없이 단단하게 완성한 조직력을 앞세워 상대를 무너뜨렸다. 베테랑 공격수 브라이언 루이스(29·PSV 에인트호벤)와 신예 스트라이커 조엘 캠벨(22·올림피아코스)은 전력의 완성도를 높였다.

코스타리카의 돌풍은 21일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전반 44분 루이스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대 0으로 이겼다.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보다 더 단단한 수비로 이탈리아를 무장해제했다.




코스타리카는 현재 2전 전승(승점 6)으로 1위다. D조에서 유일하게 16강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잉글랜드(2패·승점 0)의 조기탈락이 확정되고, 이탈리아(1승1패·승점 3·골 0)와 우루과이(1승1패·승점 3·골 -1)가 남은 한 장의 16강 진출권을 놓고 싸우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7일 브라질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열린 본선 조 추첨식까지만 해도 D조의 먹잇감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반년여 만에 시작한 싸움에서 코스타리카의 모습은 포식자였다. 북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관문인 파나마의 북쪽에 위치한 코스타리카는 과거 세 번의 본선 출전에서 1990 이탈리아월드컵 16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사상 두 번째 16강 진출을 확정하며 기존의 강호를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코스타리카의 호르헤 루이스 핀투(62·콜롬비아) 감독은 “강한 상대들에게 믿을 수 없을 만큼 잘 싸웠다. 매우 자랑스럽다”면서도 침착하게 앞으로 더 나가야 한다. 또 선전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는 오는 25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잉글랜드와 3차전을 벌인다.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확정할 수 있다. 코스타리카의 16강 상대를 결정하는 C조에서는 16강 진출권을 확보한 콜롬비아(2승·승점 6)가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코트디부아르(1승1패·승점 3)와 일본·그리스(1무1패·승점 1)가 남은 한 장의 16강 진출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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