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절망은 콜롬비아가 월드컵 사상 최고령 선수를 투입한 순간에 수모로 바뀌었다. 콜롬비아는 승리를 확신한 듯 경기 종료를 앞두고 불혹을 넘긴 골키퍼 파리드 몬드라곤(43·데포르티보 칼리)을 투입하며 월드컵 역사를 다시 썼다.
몬드라곤은 25일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일본에 3대 1로 앞선 후반 40분 대표팀 후배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26·니스)와 교체 투입됐다. 월드컵 본선에서 그라운드를 밟은 최고령 선수의 연령이 43세3일로 늘어난 순간이었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카메룬의 로저 밀라(62)가 1994 미국월드컵에서 작성한 42세39일이었다. 몬드라곤은 밀라의 기록을 329일이나 앞당겼다.
월드컵 역사 다시 쓰이는 순간이었지만 일본은 절망적인 상황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16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대량 실점하며 자멸했다. 몬드라곤이 투입된 뒤에도 상대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4분 뒤에는 상대 미드필더 하메스 로드리게스(33·AS 모나코)에게 추가골까지 얻어맞았다.
일본은 1대 4로 졌다. 최종 전적 1무2패(승점 1)로, C조 최하위에 머물러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8강에 진출하지 못한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9위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됐다.
일본이 무너지는 동안 같은 조의 그리스(1승1무1패·승점 4)는 코트디부아르(1승2패·승점 3)를 2대 1로 제압하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콜롬비아는 3전 전승(승점 9)으로 같은 조 1위를 차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