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다를수가!” 한국 최초 女우주인 이소연과 일본 최초 女우주인 무카이

“이렇게 다를수가!” 한국 최초 女우주인 이소연과 일본 최초 女우주인 무카이

기사승인 2014-06-27 20:13:55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36) 박사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입니다.

인터넷에서는 ‘260억 먹튀녀’라는 거친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비난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면서 일본 최초 여성 우주인인 무카이 치아키(向井千秋·62)씨와 이 박사를 비교한 글이 다시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데요. 과학자로서의 순수한 꿈을 이루려 노력했던 무카이씨의 열정과 이 박사의 최근 행보가 극명하게 대비된다는 것이죠.

무카이씨는 1994년 7월 8일과 1998년 10월 29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와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우주를 비행했습니다. 원래 의사였던 그녀는 우주에 머물면서 갖가지 실험을 진행했죠.

무카이씨는 우주비행 전후에 다양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는 덤덤했지만 우주 탐사를 향한 무카이씨의 호기심과 열정이 잘 녹아 있습니다. 일본은 물론 국내 과학도들도 그녀의 성실한 자세에 감탄했죠.

특히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실린 장문의 인터뷰가 화제입니다. 인터뷰를 보면 그녀가 얼마나 우주탐사를 즐거워하는지, 우주탐사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등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우주여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당시 그녀는 46세였습니다.



-질문 15:이 비행이 무카이씨 마지막 비행이 될지도 모릅니다. 최초의 비행으로 시간이 없어 할 수 없었던 일, 이번에는 꼭 하고 싶은 무엇인가요?

-답변 15:우리의 고향인 지구를 자주 보고 싶습니다. 이것은 훌륭합니다. 지구는 장대하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일원인 것을 자랑으로 생각했습니다. 지구는 매우 망가지기 쉬운 듯이 보이지만 또 몹시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러니까 한 번 더 자세히 바라보고 싶습니다. 기대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있습니다. 지난 번 우주비행에서는 16일간 우주에 있었는데 아주 미세한 중력에 익숙해져서인지 지구로 돌아왔을 때 그 중력에 몹시 놀랐습니다. 제 자신의 체중을 다시 느끼는 것, 종이 한 장에도 무게가 있습니다. 이것은 지구가 정말로 특별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죠. 모든 것이 중력에 지배된다. 이것은 감동입니다. 한 번 더 맛보고 싶네요.


아름다운 지구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 지구의 중력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껴보고 싶다. 뭐 이런 내용이네요. 무카이씨는 또 우주비행에서 자신만을 위한 시간 보다는 연구에 몰두한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질문 20 : 이번 비행 중 여가 시간에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은?

-답변 20 : 현재는 제 임무 수행에 전념하는 생각만 할 뿐 제 여가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 비행에서 제가 실시하는 식물 실험을 지상의 다른 분들도 하거든요. 매우 재미있는 실험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과도 공감할 수 있으니 최고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무카이씨는 2009년 한국을 찾기도 했었군요. 당시 대전우주문화축제에 초청돼 200여명이 넘는 학생과 주부 등을 위해 강연을 하셨답니다. 왜 우주인이 되고 싶었는지, 우주에 나가서 어떤 일을 했는지 등을 설명했는데요. 여기서도 또 멋진 말을 하셨습니다. 당시 기사를 잠시 보시죠.

‘우주인이 되기 위해 어떠한 자격요건이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는데 그녀는 항상 팀을 먼저 생각하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나라 이 박사는 우주 비행 전 가벼운 인터뷰로 빈축을 샀습니다.

이 박사는 2008년 4월 8일 소유즈 TMA를 타고 우주여행을 떠났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이자 아시아에서 두 번째 여성 우주인이기도 합니다. 우주인의 영예에 힘입어 그녀는 2008년 자랑스런 한국인대상 우주과학부분상에 선정되기도 했죠.

하지만 우주로 떠나기 전 이 박사의 지인이 촬영해 공개한 동영상 인터뷰를 놓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가벼웠다는 것이죠. 이 박사가 30살 때였습니다.




-질문 : 훈련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답변 : 러시아에 가 본 거죠. 그런데 생각보다 별로 좋진 않더라고요. 흐흐. 가가린센터가 30년 되었다고 하거든요? 귀신 나올 것 같아요. 화장실 냄새도 나고, 우주선도 고철덩어리처럼 생겼어. 그런데 사고가 없대요. 30년 전에 무사고였는데 그 동안 돈이 없어서 업그레이드를 못 시켰다는 거죠. 그래서 아직도 사고가 없대요. 미국은 첨단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다보니 오히려 사고가 많고. 정말일까? 하하!

-질문 : 인터넷 반응이 뜨겁죠?

-답변 : 안 예쁘다고, 못 생겼다고 다들 싫어해요. 아우! 얼굴이 너무 크대. 헬맷이 안 맞을 거 같다고 걱정 된다네요. 찾아서 때려줄 수도 없고.

-질문 : 우주인이 되면

-답변 :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초잖아요. 미국,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광고 같은 걸 찍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나 많이 찍을 거에요. 엄마 아파트도 한 채 사드리고, 동생한테도 잘 해주고 싶고. 우리 학교에도 기부하고 싶어요. 열심히 해야지. 여자라고 낑낑대는 모습 보이기 싫어요.



두 사람이 인터뷰한 나이가 각각 46세와 30세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박사의 발언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마치 돈을 벌기 위해 우주인의 지위를 이용할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실제 이 박사의 이후 행보도 유쾌하진 않습니다. 그녀는 우주실험을 마치고 돌아온 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선임연구원으로 2년간 의무복무 기한을 마쳤습니다. 이후 2012년 8월 휴직계를 내고 MBA과정을 이수한다며 미국으로 떠났고, 2013년 8월에는 재미교포 의사와 결혼해 현재까지 미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국적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죠.

이 박사는 특히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의 한계를 깨달았다. 가족이 우선순위”라며 항우연을 퇴사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우주인 배출을 위해 온 국민이 응원하고 거액의 세금이 쓰였습니다. 국민적 염원에 힘입어 우주인의 영예를 누리게 된 이 박사가 과연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보겠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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