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탈락’ 한국 일본 이탈리아 잉글랜드 귀국 장면 비교해보니

‘16강 탈락’ 한국 일본 이탈리아 잉글랜드 귀국 장면 비교해보니

기사승인 2014-06-30 16:40:55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귀국한 축구 국가대표팀을 향해 호박엿이 날아든 사건을 놓고 우리 축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한창입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그러나 부러운 듯한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소 의외인데요. 거의 비슷한 성적으로 귀국한 자국팀 선수들에게는 응원과 환호성만 나왔는데 한국에서는 응원뿐만 아니라 화끈한 비판이 있었다는 점이 부러웠다고 합니다.

아울러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한 이탈리아나 잉글랜드 선수들의 귀국 풍경도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자, 각국 축구팬들의 반응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한 번 보시죠.

우선 우리나라 상황은 다이내믹합니다.

30일 오전 5시쯤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국가대표팀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국내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였습니다.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공항 입국장을 가득 메운 취재진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취재에 열을 올렸습니다. 같은 시간 100여명의 축구팬들은 환호하며 감독과 선수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또 다른 한켠에서는 ‘너땜에졌어’라는 카페에서 나온 회원들이 호박엿을 던졌습니다. 한국 축구의 수준을 떨어뜨렸다는 이유였습니다.

호박엿이 날아들자 인터넷은 한 순간에 찬반 의견이 쇄도했습니다.

“속이 다 시원하다. 잘했어”라는 응원글과 “볼썽사나운 퍼포먼스! 호박엿 투척은 국제망신”이라는 비난글이 하루종일 뒤엉켰습니다.

일본 네티즌들도 우리 호박엿 투척 사건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혐한 네티즌들의 소굴 ‘2CH(2채널)’에서는 호박엿 투척을 포착한 사진 한 두장에 댓글이 수 백 개 이상씩 달렸는데요. 대체로 “한국의 저열한 수준을 보여준다”는 반응이었지만 때때로 부럽다는 의견도 꽤 있었습니다.

“솔직히 부럽다. 저렇게 화끈하게 비판하는데 앞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일본은 따뜻하게 웃으면서 환영했는데, 씁쓸하다.”

“일본보다 착실한(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일본 네티즌들이 이런 눈길을 보내는 이유는 사실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앞서 일본 대표팀이 지난 27일 나리타공항으로 귀국했는데 출국 때 700명 보다 많은 1000명의 팬들이 나와 축구팀을 열렬히 응원했기 때문이에요.

사진이랑 동영상을 보시면 얼마나 팬들이 환호하는지 잘 드러납니다.



감독과 선수들에게 보내는 함성이 정말 크죠? 특히 여성팬들의 함성이 크게 들립니다. 마치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 듯한 느낌입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선수와 감독을 연신 촬영하고 있고요. 사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1무2패의 성적으로 예선 탈락했는데 말이죠. 선수들은 시민들의 환호성이 의외라는 듯 다소 얼떨떨한 표정이네요.



일본 네티즌들은 이를 놓고 “뭘 잘 했다고 환호인가? 다들 제정신인가?”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자조 섞인 한숨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요.

차라리 이탈리아나 잉글랜드처럼 아무도 공항에 나오지 않는 편도 좋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일본아, 이건 굴욕 아니냐. 예선 탈락하고 돌아왔는데 무슨 할리우드 스타 맞는 것 같냐. 다들 바보 아냐?”

“부끄럽다. 월드컵 우승한 것 같잖아!”

“패자에게는 아무 것도 주면 안 된다. 그건 승부세계의 철칙.”

“이런 허영이 잔뜩 끼니 선수들이 착각한다.”

사실 우리 호박엿 투척 사건이 자랑스러운 건 아닙니다. 공공장소에서 분명 지나친 면이 있죠. 그렇다고 무조건 나쁘다고만 볼 수도 없습니다. 일본 네티즌들 지적대로 비판 없는 발전은 없기 때문이죠. 홍명보호가, 아니 우리 축구대표팀이 축구팬들의 질책을 딛고 더 강해지길 바랍니다. 퐈이야 코리아! 아니, 파이팅 코리아! ^^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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