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팽팽한 접전 끝에 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를 앞세운 아르헨티나는 조직력의 독일을 넘어서지 못했다.
독일은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의 이스타지우 마라카낭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8분에 터진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했다.
독일은 1990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1954스위스월드컵·1974서독월드컵에 이어 4번째 우승이며, 아메리카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유럽 국가가 됐다.
독일은 우승 상금으로 3500만 달러(약 356억원)를 받았다.
‘독일의 신성’ 괴체는 자신의 첫 월드컵 무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골을 터뜨려 독일을 환호시켰다.
후반 43분 교체 출전한 괴체는 연장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안드레 쉬를레(24·첼시)가 올려준 크로스를 가슴으로 정확히 받은 뒤 논스톱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메시에 의존한 아르헨티나는 역습을 노렸지만 헛수고였다. 여기에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오른 허벅지 부상을 당한 앙헬 디 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가 4강전에 이어 이날도 결장한 것도 악재였다.
독일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8·바이에른 뮌헨)가 골든글로브를 수상하며 철벽 수문장임을 인정받았다. 메시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상하는 MVP격인 골든볼을 받았지만 표정이 밝지 않았다.
득점왕에게 주는 골든부트는 8강전까지 뛴 하메스 로드리게스(23·콜롬비아)에게 돌아갔다. 로드리게스는 6골를 기록하며 5골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를 따돌렸다.
프랑스의 폴 포그바(21·유벤투스)는 영플레이어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 상은 1993년 1월1일 출생 이후의 선수들에게만 수상 자격이 주어진다.
조직력을 앞세운 독일은 경기를 지배했다. 볼 점유율이 높았다. 아르헨티나는 역습을 노리는 데 주력했다. 전반 21분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이 토니 크로스(24·바이에른 뮌헨)의 헤딩 실책을 틈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골이 빗나갔다.
전반 30분에는 역시 이과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과인은 골 세리머니까지 펼쳤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고개를 떨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독일이었지만 메시를 봉쇄하는 데 애를 먹었다. 메시는 느린 독일 수비진을 몇 차례 헤집으며 골문을 노렸다.
독일에게 더 아쉬운 기회가 많았다. 전반 종료 직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베네딕트 회베데스(26·샬케04)의 헤딩슛이 골포스트를 때렸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시작과 함께 세르히오 아궤로(26·맨체스터 시티)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전술을 펼쳤다. 양팀은 공격을 주고받으며 일진일퇴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탄탄해 골이 나지 않아도 흥미진진한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결국 전·후반 90분 동안 골이 나지 않아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0의 행진은 연장 후반 8분 끝이 났다. 쉬를레의 패스를 받은 괴체가 멋진 볼 트래핑과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아르헨티나의 골망을 갈랐다.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얻은 천금같은 프리킥 상황에서 마지막 슈팅을 날렸지만 골은 허망하게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