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D 입사하면 진짜 AV 출연하나요?”… 와세다大 성산업 취업설명회

“SOD 입사하면 진짜 AV 출연하나요?”… 와세다大 성산업 취업설명회

기사승인 2014-07-25 15:59:55

“SOD에 입사한 여직원은 AV에 출연해야 하나요?”

“AV제작 회사에 입사하면 출연 여배우들과 사귈 수 있을까요?”

일본의 AV(Adult Video·성인 비디오) 산업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달해 있습니다. 5조원 규모라고 하니 어마어마합니다. 굳이 수치를 들이대지 않아도 인터넷을 하는 성인 남성이라면 일본 AV산업의 압도적인 존재를 모르기 힘들 지경이죠.

그래서인지 인터넷에서는 종종 유명 AV 제작사에 입사하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면 신입 여직원과 관련된 인기 기획물을 쏟아내는 소프트온디맨드(SOD)의 경우 “SOD에 입사하면 진짜 AV에 출연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이어지곤 합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실제로 해당 회사에 다니는 임원과 직원들이 이에 대해 명쾌하게 대답했습니다. 함께 들어 보시죠.

지난달 27일 도쿄 와세대 대학에서 열린 ‘성(性)산업 합동 취직 설명회’에서 대답이 나왔습니다.

와세다대학 광고연구회에서 SOD와 TENGA, 무디스, 티파워 등 유명 업체 4곳의 대표나 직원들을 초빙해 설명회를 개최했다는 군요. 소비자로서 잘 알고 있는 회사들이지만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니, 구직 대학생들에게 이들 업체에서 일하는 것이 어떤지 들려주기 위한 자리였다는데요.

설명회에는 와세다 대학뿐만 아니라 인근 대학에서도 대학생들이 몰려와 200명 정원이 다 찼습니다. 이 중에는 여학생도 20%가 있었다는 군요.

우선 SOD에서는 올 봄 입사한 여직원 이마무라씨가 입사 경위와 현재 하는 일 등을 설명했습니다. 와세다 대학 문학부를 졸업한 이마무라씨는 애초 TV쪽에 진출할 계획이었는데 대학 근처 술집에서 우연히 SOD 사원채용을 듣고 지원해 입사했답니다.

이마무라씨는 입사 4일째 SOD 창업주와 면담을 했고 이후에는 스스로 모든 부서 회의에 참석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마무라씨는 현재 인터넷에 게시하는 무료 AV 영상을 기획·제작하는 등 AV제작 크리에이터로 활약하고 있다고 하네요.

어려운 점도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AV업계라는 사회의 편견 때문인데요. 친구들은 즐겁게 이해해주었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SOD에 다니는 것을 반대하고 있답니다. SOD에 입사할 때에는 부모의 인감 도장이 찍힌 승낙서를 제출하도록 돼있다는 군요. 이마무라씨는 한 달간 부모를 설득해 승낙서를 받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모님은 SOD에 다니는 걸 꺼린다고 하네요.

사내 성희롱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SOD에서 여성용 성인물 영상 사이트인 ‘GIRL'S CH’을 담당하는 입사 8년차 다구치씨는 “좋은 의미에서 매우 평범한 회사입니다. 여성 사원이 사내에서 성희롱되는 일은 절대 없으니 안심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AV 제작·유통회사라서 오히려 남녀 사원간 성과 관련된 일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선을 긋고 있으며 프로의식을 가지고 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OD 기획물에는 ‘SOD 여성사원’ 시리즈가 유명합니다. SOD 여성사원이 출연하는 내용인데요. 이 때문에 실제로 SOD에 입사한 여성들이 AV에 출연해야 하는가를 묻는 대학생들이 있었답니다. SOD 직원은 “궁금하면 DVD를 보세요”라며 재치 있게 대답했는데요. 당연히 기획물이니 실제 여직원이 출연하지 않습니다.

유명 AV여배우가 속한 제작사인 티파워의 경우 30대 남성 담당자가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이 담당자에 따르면 여배우와 어떻게 해보려는 일부 불순한 남성 직원들도 간혹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1~2주안에 회사를 그만 둔다고 합니다. 역시 평범한 회사일 뿐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다간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조언이었습니다.

설명회에서는 또 획기적인 남성 성인용품 ‘TENGA’에 이어 여성 성인용품 ‘IROHA’를 내놓은 마츠모토 코이치씨가 자신의 성공담과 인생관을 강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성은 추잡한 것이 아니야’라는 일념으로 2년 동안 밤낮으로 연구를 거듭해 TENGA를 발명했으며 앞으로도 고령자용이나 의료용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라는 군요.

이날 설명회 참석자들에게는 TENGA의 신제품과 SOD의 로션 등이 주어졌답니다.


성산업에 대해 일본은 지나치게 발달한 것 같고 우리는 지나치게 억눌려 있는 것 같습니다. 누가 옳은지 그른지 섣불리 말하기도 어렵고요. 다만 어떤 분야라도 프로의식을 갖고 창의성을 발휘하려는 일본인들의 자세는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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