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밤부터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당국이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를 이용해 교묘하게 촬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유가족을 몰래 감시한다’며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있습니다.
진보 성향 커뮤니티 ‘오늘의유머’의 한 회원이 23일 오전 ‘세월호 유가족을 감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CCTV’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이 회원은 세월호 유가족이 농성중인 곳 주변의 감시카메라에 주목했습니다. 횡단보도 위 도로쪽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는 평소 도로 쪽을 촬영하며 차량 흐름을 촬영하는데, 농성이 시작된 이후에는 도로 대신 인도 위에 올라와 있는 유가족 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글쓴이는 거리뷰와 언론 등에 노출된 감시카메라를 비교하며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거리뷰에 포착된 감시카메라는 인도가 아닌 도로를 비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향신문이 촬영한 사진에는 어쩐 일인지 이 감시카메라가 인도가 아닌 유가족을 향하고 있네요.
오늘의유머 회원들을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가 인도쪽으로 향하고 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입니다.
“뭐가 그리 걱정돼서 감시를 하는 거지? 유가족들을 어떻게 생각하길래.”
“국민이 낸 세금으로 감시카메라 구입해서 국민 감시하네.”
아직 이 의혹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도로 위를 비추는 역할을 하는 카메라가 유족을 향하고 있으니 누구라도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네요.
지금 세월호 유가족은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 모여 자신들의 요구가 반영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의지를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죠.
40일 넘도록 단식하다 22일 동부시립병원에 입원한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현재 안정을 수액을 맞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특별법 통과까지 단식을 계속한다며 식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