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대용이 ‘유민 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을 조롱한 SNS 댓글로 논란에 휩싸였다. 김씨에게 “죽으라”고 막말한 배우 이산의 페이스북 글에 달린 댓글이었다.
정대용은 “유민 아빠라는 자야. 단식하다 죽어라. 그게 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정치적 프로파간다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유일한 길이다. 죽어라”는 이산의 지난 22일 페이스북 글에 “황제 단식”이라고 적었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출신 고 김유민 학생의 아버지인 김씨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수사권·기소권을 포함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중이다. 이산은 김씨의 단식농성장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비추고 사진을 촬영한 뒤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적어 논란에 휩싸였다.
정대용의 댓글은 지난 24일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발견됐다. 40일을 넘긴 김씨의 단식을 조롱한 글로 추정된다. 정대용은 최근 개봉한 영화 ‘해무’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배우다. 이산과 마찬가지로 연극 무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정대용의 댓글은 ‘해무’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으로 번졌다. 25일 새벽 인터넷을 중심으로 “해무를 관람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이 쏟아졌다. 그러나 ‘해무’의 제작에 참여한 봉준호 감독이 김씨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사실과 조연 문성근이 단식에 참여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이콧 움직임은 수그러졌다. “대사 한 마디도 없는 단역의 입장이 제작자나 조연의 입장을 압도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네티즌들의 의견이다.
정대용은 그러나 여론의 비난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산과 함께 향후 출연작에 대한 보이콧이 계속될 것이라는 네티즌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념이나 정책에 대한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자녀를 잃은 부모에게 ‘죽으라’거나 ‘황제 단식’이라는 막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거나 “타인을 조롱하거나 죽음을 권하는 배우가 출연한 연극이나 영화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