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페이스북 유료화? 오보?… 온라인 강타한 ‘페이스북 월 이용료 2.99달러’ 진실은?

[친절한 쿡기자] 페이스북 유료화? 오보?… 온라인 강타한 ‘페이스북 월 이용료 2.99달러’ 진실은?

기사승인 2014-09-24 19:14:55
내셔널리포트 캡처

프리챌을 기억하시나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1세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물론 지금은 없습니다. 2002년에 시작한 유료화 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전철을 밟는 걸까요? 세계인이 애용하는 페이스북이 전면 유료화로 돌아선다는 보도로 지구촌이 시끄럽습니다.

발단은 미국 뉴스사이트 내셔널리포트입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오는 11월부터 페이스북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월 2.99달러를 결제해야 한다”고 전했죠. 페이스북 광고수익이 기대치 이하여서 유료화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의 말도 인용했죠. 그는 “우리가 지금 뭔가 하지 않으면 페이스북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쯤 되면 믿을 만합니다. 외신들은 앞 다퉈 페이스북 유료화 관련 기사들을 쏟아냈습니다.

사용자들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네티즌들은 “굿바이 페이스북” “트위터로 갈아타겠다” “차별화 정책 펼치겠지. 돈 많이 내는 사람들은 더 많은 정보 얻도록” “초심을 잃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난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유료화 정책을 시작하면 친구의 프로필이나 사진도 유료 등급에 따라 열람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미국 네티즌들의 반응도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주커버그가 나에게 매달 3달러를 요구한다고? 그러고 싶지 않다” “당장 이익을 낼 순 있어도 결국에는 손해라는 걸 알아야 해요” 등의 항의 글이 빗발쳤습니다.

하지만 기사를 꼼꼼히 읽어보면 약간 이상합니다. 기사에서 소개한 페이스북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유료화 때문에 어느 누구도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방법을 준비 했습니다”라네요. 방법은 페이스북 상태 업데이트에 “나는 불쌍한 페이스북 유저입니다. 제 한달 이용료는 포기해주세요”라는 글을 쓰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꼭 ‘#페이스북 한달 이용료’라는 태그를 붙여야 한다고 하네요. 유료화를 어렵게 결정했는데 이게 무슨 말일까요?

내셔널리포트는 풍자 전문 사이트입니다. 이 기사도 페이스북이 ‘왓츠 앱’(Whats App)을 인수한 것이 유료화의 포석 아니냐고 비꼰 겁니다. 페이스북은 지난 2월 190억 달러에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 왓츠 앱을 인수했습니다. 처음에는 무료지만 사용 1년 후부터는 연간 1000원을 사용료로 받습니다. 광고수입에만 의존했던 페이스북이 왓츠 앱에서 수익모델을 찾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셔널리포트가 대변한 것이죠.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외신들은 “내셔널리포트가 낸 보도는 모두 거짓”이라며 “주커버그와 대변인의 말도 조작한 것”이라는 보도를 다시 쏟아냈습니다. 11월부터 돈을 내야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다는 소문의 진상은 이렇습니다. 모든 것이 해프닝이었던 것이죠.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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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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