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중계방송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상파 방송 3사에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저마다 스타 해설위원 영입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중계방송은 어이없는 실수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는 지난 25일 SBS의 자막실수였다. SBS는 이날 한일 여자배구경기에서 한국을 ‘대한일본’으로 표기한 뒤 4분여간 방송에 노출했다. SBS의 실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같은 날 있었던 남자 축구 16강전 경기를 중계하면서 후반 31분 추가골을 넣은 박주호의 국적을 홍콩으로 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SBS는 다음 날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컴퓨터 그래픽(CG)을 다루는 프리랜서 요원의 실수였다”며 “시청자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완성도 높은 중계방송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KBS도 자막 실수로 망신을 당했다. 24일 수영 접영 100m에 나선 장규철의 국적을 소개할 때 일본 국기인 일장기와 함께 영문으로 일본을 뜻한 ‘JPN’으로 표시했다.
방송사들의 사과에도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방송 품질을 올리기 위한 노력보다는 스타 해설위원을 앞세워 시청률 높이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구의 경우 방송사들은 일찌감치 박찬호와 이승엽 모시기 경쟁을 벌였다. 결국 SBS는 박찬호, KBS는 이승엽이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MBC는 스타 해설위원을 영입하지 않은 대신 해설위원 어록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MBC는 허구연 해설위원이 27일 준결승전에서 “대만전 콜드게임에서 승리하면 드라마 ‘왔다! 장보리’ 본다”는 재치 있는 말을 했다고 홍보했다.
방송사들이 스타 해설위원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시청률=광고’라는 불편한 진실 때문이다. 지상파 3사가 거액을 주고 구매한 중계권으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은 중계권 재판매와 광고 판매. 그러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나 인터넷TV(IPTV), 포털사이트 등은 중계권을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방송 관계자는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인천아시안게임까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어려워지면서 지상파 3사가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은 광고 뿐”이라며 “광고는 시청률에 좌우되기 때문에 방송사들이 스타 해설위원들로 홍보전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청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 시청자는 “방송의 질은 높일 생각 없고 시청률 경쟁만 하는 것 같다”면서 “장사를 잘하려면 우선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할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