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가수가 노래만 잘 하면 되죠” MC몽 사건으로 본 ‘한국의 용서’

[친절한 쿡기자] “가수가 노래만 잘 하면 되죠” MC몽 사건으로 본 ‘한국의 용서’

기사승인 2014-11-05 06:00:55

가수 MC몽(35·신동현)이 복귀했습니다. 반응은 예상대로 시끄럽습니다. 인터넷에는 그를 향한 비난과 옹호 의견들이 쏟아졌습니다. MC몽을 격려하는 네티즌들은 “가수가 노래만 잘하면 됐지”라며 그를 위로했습니다. 정말 가수는 노래만 잘하면 되는 걸까요? MC몽 사건으로 본 ‘한국의 용서’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3일 MC몽의 신보 발매 소식에 동료 연예인들은 응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가수 백지영(38), 하하(35), 김태우(33), 이석훈(30), 손담비(31), 그룹 레인보우 멤버 조현영(23)까지…. 그들은 “정말 고생했어 몽이야. 좋은 말, 안 좋은 말 다 새겨. 그리고 음악으로 만들어줘” “우리 몽이 형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오는구나. 5년이란 시간 동안 국민에게 들려줄 음악만 생각하면 살아온 거 누구보다 잘 안다” 등의 글을 남기며 MC몽에게 힘을 보탰습니다. 대중의 싸늘한 시선은 응원하는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이어졌습니다. 여론이 악화되자 백지영은 사과 댓글을 달고 손담비 등은 글을 삭제했습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가수가 노래만 잘하면 되지” “이 정도 자숙했으면 됐다” “노래 진짜 좋다. 이 정도면 대중들도 용서할 듯” “이제는 나올 때도 됐지” “가수는 노래로 용서받으면 된다” 등의 의견을 보였습니다. MC몽을 향한 비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MC몽이 법을 어긴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는 입영통지서를 받고 공무원시험 응시 등 거짓 사유를 내세워 입영을 연기한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습니다.

배우 김지수(42)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2000년, 2010년 일으킨 음주운전으로 무면허, 음주운전, 뺑소니라는 꼬리표를 달았습니다. 많은 악플이 달렸습니다. 당시 ‘김지수가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는 보지 않겠다’고 선언한 네티즌들도 꽤 있었죠. 그러나 김지수가 지난 2월 종영한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자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그를 칭찬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연기자는 연기로 증명해야 한다” “연기를 잘하니 깔 수가 없다” 등의 이유로 말이죠.

누구든 죄의 대가를 치른 이들의 활동을 막을 권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네티즌의 거센 질타가 MC몽에게 가혹하듯이 ‘가수가 노래를 잘하니 죄를 용서해야 한다’는 강요도 어떤 사람에겐 가혹할 수 있습니다.

병역비리 가수가 복귀해도 ‘노래만 좋으면’, 도박·음주운전 개그맨이 복귀해도 ‘웃기기만 하면’, 횡령·탈세 등을 저지른 기업가가 ‘돈만 잘 벌면’ 용서받는 사회를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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