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자의 호갱탈출] 한국산 거위털을 쓴다고요? 밀레의 ‘꼼수’

[난 기자의 호갱탈출] 한국산 거위털을 쓴다고요? 밀레의 ‘꼼수’

기사승인 2014-11-20 11:36:55

19일 다운재킷 25개 충전재를 조사한 결과가 일부에서 발표됐었지요? 이 발표에서는 프리미엄 다운점퍼 수입 브랜드 8개와 아웃도어 브랜드 9개 등 17개 브랜드 25개 제품을 비교했는데 국내 아웃도어 제품이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수입제품 16개 중 4개만이 거위털을, 나머지는 12개는 오리털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니까요. 반면 아웃도어 브랜드는 제품가격이 43~79만원이지만 모두 거위털을 사용했습니다. 거위털의 솜털비율도 다들 80~90%로 다들 우수했구요.

하지만 제품에 충전지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몇 몇 브랜드가 있더군요. 자세히 살펴보니 대부분 헝가리와 중국산이고 프랑스와 유럽산도 있네요. 그런데 밀레는 거위털 원산지가 한국입니다.

한국에서도 거위를 사육하고 있지만 규모도 크지 않고 사계절이 뚜렷해 양질의 우모가 많지 않습니다. 우모 최대 생산국은 중국이지요. 전 세계 물량의 70% 이상 공급합니다. 중국과 헝가리, 시베리아, 폴란드 캐나다 등의 순으로 많이 생산되는데 보통 겨울이 길고 추운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모가 우수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밀레에 직접 문의를 해봤습니다. 밀레 관계자는 “거위털은 뽑아서 바로 쓰는 게 아니다. 한국의 가공업체에서 가공을 한 제품을 받아쓰기 때문에 충전재 원산지를 한국으로 밝혔다”고 답했습니다.

밀레 측의 어처구니없는 답변에 원산지의 뜻을 사전에 찾아봤습니다. 원산지란 뜻은 ‘동식물의 본디의 산지’를 말합니다. 게다가 밀레 측에서 말하는 한국 우모 가공 업체도 대부분 베트남과 중국에 생산 공장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업체에서 만들었다고 원산지가 한국이라뇨?

기술표준원에 의하면 아직까지 충전재와 같은 원부자재 원산지에 대한 기준이 별도로 없답니다. 소비자를 생각한다면 원산지 표기에 대한 기준도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 밀레 덕분에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거위들이 한국산으로 신분 세탁했네요.

김 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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