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접속해도 딱히 웃을 일 없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최근 네티즌에게 큰 웃음을 안긴 한 트위터 사용자가 있습니다. 유머 감각이 보통이 아닙니다.
그의 닉네임은 매기입니다. 트위터에서 활동하죠. 포털사이트에는 19일 ‘매기 트위터’라는 검색어가 올라왔습니다. 실시간 검색어까지 오르며 네티즌의 관심을 끈 이유는 오직 하나입니다. 웃기기 때문입니다. 매기의 트윗을 한 번 볼까요?
◇ 저번에 클럽 갔을 때 나보고 몇 살이냐고 묻는 남자한테 27살이라고 뻥 쳤는데 무슨 띠냐길래 십이간지 세면서 계산하다가 딱 걸림. 그래서 88 용띠를 외운 뒤 다시 노는데 88 용띠라고 하니까 이번에는 몇 학번이냐고 물어봄. 야 무슨 면접 보냐? 내 더러워서 안 간다
◇ 요즘 강남 쪽에 가면 워낙 잘 고쳐진 예쁜 애들이 많아서 괜히 위축된다. 내 얼굴은 뭐랄까 약간 용산 전자 상가 쪽이나 구로 공구 상가 쪽 얼굴임.
◇ 우리 가게 여직원이 비염 수술 한데서 일주일 휴가 줬는데 코가 높아져서 왔다.
◇ 나: 예쁘게 하고 나갈게.
남자: 그럼 못 나와?
나:….
◇ 요즘 잠이 안 와서 자연 소리 들려주는 숙면 어플 켜놓고 자는데 계곡 소리로 해놓고 자는 날은 밤새도록 꿈속에서 삼겹살을 굽는다.
◇ 나도 도시락 싸서 군인 남자 친구 면회 가고 싶은데 지금 내 나이에 남자친구 면회 가려면 교도소밖에 없음.
◇ 예쁜 애들은 셀카 하나 올리면 팔로워 늘어나는데 나 같은 애들은 쉴 틈 없이 웃겨야 함.
◇ 대학생들아 고작 시험 조금 망쳤다고 세상 끝난 것처럼 낙심 하지마. 대학 졸업하고 더 넓은 사회로 나오면 그때 너희들은 본격적으로 연애도 망치고 취업도 망치고 인생도 망….
입소문을 탄 매기의 트위터는 19일 팔로워 수 2만9000여명에서 20일 4만 6000여명으로 급격히 늘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재밌다” “유머에 매력까지 갖췄다” “오래간만에 빵 터지네” “글을 보니 즐겁네요” “몇 시간 동안 매기 트위터만 봤다” “정말 웃겨서 친구에게도 보내줬다”며 유쾌해 했습니다.
인기가 많으면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죠. 한 네티즌이 매기와 똑같은 아이디로 페이스북에 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매기를 사칭한 겁니다. 비난의 메시지가 몰리자 해당 네티즌은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이 정도면 매기를 인터넷 스타라 불러도 되겠네요.
사실 매기의 트윗은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적어 놓은 것입니다. 이토록 크게 알려진 것이 의아할 정도죠. 많은 네티즌이 작은 일상에 즐거워 할 정도로 팍팍한 삶을 살고 있다 봐야 할까요? 어쨌든 많은 사람들을 웃음 짓게 했다니 대단한 일입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