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자의 호갱탈출] “팔기만 하면 땡?” AS없는 유니클로, 소비자 ´봉´

[난 기자의 호갱탈출] “팔기만 하면 땡?” AS없는 유니클로, 소비자 ´봉´

기사승인 2014-11-20 03:26:55

#김영민(48·가명)씨는 지난해 유니클로에서 구입한 패딩 재킷 소매가 헤져 수선을 요청했다. 그런데 매장 직원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AS센터가 없으니 알아서 수선해야 한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황당한 나머지 김씨는 고객 센터에 또 다시 문의를 했지만 오히려 “고객이 강하게 요청하면 인근 사설업체에 보내 수선 후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서비스는 제공하지만 역시 비용은 고객 부담”이라는 더 황당한 말을 듣게 된다. 김씨는 “1만원-2만원짜리도 아니고 패딩 재킷인데 수선 서비스 자체가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며 “나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 유니클로가 AS를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국내 진출 10주년을 맞은 유니클로가 제품 팔기에만 급급하고 AS는 여전히 나 몰라라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만 약 7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습니다. 진출 10년 만에 매출이 33배나 증가한 셈입니다. 게다가 전체 SPA 시장에서 1/4을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요.

하지만 유니클로는 국내 진출 이후 현재까지 공식 AS센터를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제품을 개발하거나 생산하지 않고 완제품을 수입 판매하기 때문에 공식 AS센터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바지의 경우 가격이 2만9900원 이상일 경우 무상으로 밑단을 수선해 줍니다.

유니클로의 공식 AS 정책은 딱 하나입니다. 제품 하자가 있다면 1년 이내 교환·환불을 해주는 겁니다. 제품 하자 여부는 매장 직원과 점장이 확인하는데, 명확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 단체에 보내 객관적으로 제품 하자 여부를 판단 받는다고 하네요. 이 과정이 보통 1주일 걸린다는데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소비자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제품을 사용하다 문제가 생겨도 수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도, 해당 제품 부속품조차 구할 수도 없습니다. 유니클로의 AS 불가는 전 세계 동일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단일 국가 기준으로 유니클로의 매장을 100개 이상 운영하는 곳은 중국(300여개)과 한국 2곳뿐이지요. 게다가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유니클로 매출이 높은 시장입니다. 이런 시장에서 글로벌 정책만을 내세워 꾸준히 제기된 소비자들의 불만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지요.

현지화, 현지화 말로만 할 게 아닙니다. 한국 시장에서 사랑받는 만큼 유니클로는 이제 한국 소비자가 원하는 바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아니면 AS 불가 정책에 대해 먼저 밝히고 제품을 판매해야지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후회하는 소비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말입니다. 물론 AS 불가 정책을 알고 난 후,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이겠죠.

김 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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