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먹을지 말지 고민, 우유 너 문제가 많은거야?"""

"[봉기자의 호시탐탐] ""먹을지 말지 고민, 우유 너 문제가 많은거야?"""

기사승인 2014-12-03 12:40:59

몸에 좋네 나쁘네, 설사를 하네 마네, 심장병으로 사망 확률이 높네 어쩌네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완전식품이 있습니다. 바로 우유 이야기입니다.

언젠가부터 우유에 대한 부정적 시각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이 경험했던 근거 없는 부작용들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면서 마치 부정적 이슈처럼 확산돼 가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슈가 되자, 요즘 우유를 소재로 한 어뷰징 기사들이 자주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어뷰징’이란 단어는 ‘다중계정조작’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언론에서의 어뷰징 기사는 일명 낚시성 기사를 뜻하는 데요,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온 단어를 기반으로 다수의 기사를 생산해 순간 트래픽을 올려 페이지뷰 수를 늘리는 방식입니다.

우유가 실시간을 타고 어뷰징 기사들이 막 쏟아지자 급기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의원까지 동요하고 나섰네요.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비례대표)이 국회에서 이와 관련된 긴급 토론회를 제안하고 나섰습니다. 제목도 선정적입니다. 일명 ‘우유에 대한 오해와 진실’.

토론회에서는 우유 관련 7대 쟁점사항으로는 ①우유를 많이 마시면 암에 걸릴 수 있나 ②우유가 아토피를 유발하나 ③우유가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나 ④우유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 없나 ⑤우유를 하루 세 잔 이상 마시면 사망 위험 높아지나 ⑥임신 중 우유 많이 마시면 아기에게 아연이 결핍되나 ⑦우유에 항생제가 들어 있나 등이 토론될 예정 같습니다.

쟁점사항만 봐도 아주 따끈따끈 하네요. 핫이슈들로만 모아놨으니 말이에요. 그런데 면면을 살펴보면 아주 웃기는 쟁점들입니다. 근거없는 낭설에 우유 연구자가 스스로 연구가 잘못됨을 밝히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우유를 마시면 암에 걸릴 수 있나?라는 쟁점부터 보겠습니다.

몇몇 연구에서 우유 속 칼슘이 전립샘암 발생을 높인다고 한바 있습니다. 반대로 대장암과 유방암의 발생은 억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암협회는 먹으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별 문제 없다는 것이겠지요. 40대 이상에서 전립샘암이 자주 발생하는 데, 이들에게도 우유는 먹어야 한다는 게 협회의 입장입니다. 단지 과량의 우유를 섭취하면 안 됩니다. 체내에 과량의 동물성지방을 공급하게 돼 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우유가 아토피를 유발할까요? 이 쟁점에 대해서는 봉기자도 할말이 많습니다. 어렸을 적 아토피를 앓았던 터라, 당시 우유를 잘못 먹어서 아토피가 생겼다는 속설 때문에 우유대신 베지밀을 먹기도 했지요. 베지밀을 먹어도 아토피는 여전했습니다. 한의원 원장의 소견으로는 먹는 것 때문이 아니라 체질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난 후 지금은 거의 아토피가 없어졌습니다. 아주 잠깐 베지밀을 먹었지만 그 이후로도 현재까지 꾸준히 우유를 먹고 있습니다. 한 종편에 출연한 의사는 우유가 아토피를 일으킨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이유의 여러 가지 단백질 중 8개의 단백질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아토피가 된다는 주장이었지요. 그 주장대로라면 대다수의 초등학생들은 아토피를 앓고 있어야 맞습니다.

세 번째 우유가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나?입니다. 우유 먹으면 키 큰다는 그간 들어왔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쟁점이기도 합니다. 칼슘이 성장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우유에 들어있는 칼슘을 매일 섭취함으로써 성장발육을 좋게 한다는 기본 취지가 있는데요. 그러면 성장에 나쁘다는 속설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근거는 무엇일까요? 정확한 과학적 근거는 없어 보입니다. 단지 몇몇 연구에서 언급이 됐을 뿐입니다.

쟁점이 너무 많아 다 짚어보진 못하겠고 마지막으로 우유 마시면 심장병 확률 높은가를 짚어보지요. 이 문제 또한 연구결과에 의존한 것인데요. 해당 연구결과의 연구자가 연구가 잘못 됐음을 시인하기도 했답니다.

늘어 놓고 보니 봉기자가 우유 예찬론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렇다고 마셔야 한다는 말을 적극 권고하진 않았으니 객관적인 시각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토론회를 개최하는 윤명희 의원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대다수 영양학자들은 건강을 위해 우유를 하루 한잔(200㎖)은 마실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최근 우유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결과와 관련 보도가 쏟아지면서 ‘우유 마시기가 꺼림칙하다’는 사람이 늘어났다. 축산·낙농분야 강국인 뉴질랜드와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서 국내 축산·낙농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이때, 우유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자.”

누가 보면 낙농가의 후원을 받았다며 욕설의 댓글을 달 것도 같은 의원의 말입니다. 또 의원의 발언에는 우유가 안전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간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니, 참 가혹한 현실입니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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