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대리점 피 빨아 장사?” 정식품의 두 얼굴, 부끄럽네요!!!

[봉기자의 호시탐탐] “대리점 피 빨아 장사?” 정식품의 두 얼굴, 부끄럽네요!!!

기사승인 2014-12-03 17:26:55

1973년 설립돼 40여 년 동안 오로지 한길, 두유만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인류의 건강까지도 이바지한다는 목적의식을 두고 기업 활동을 해온 곳입니다. 바로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정식품 창업자인 정재원 명예회장은 소아과 의사로 재직 중에 아이들이 유당성분을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으로 고통 받는 모습을 보고 베지밀을 개발한 게 시초라고 합니다.

정식품은 이후 이 같은 창업 목적으로 토대로 별탈없이 좋은 기업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게 됩니다. 포부 또한 장대 합니다. 정 회장은 인류 건강이 세계 평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그럴듯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기 때문이지요. 그러한 꿈과 포부는 현재 전국 영업소 14곳을 중심으로 480여개의 대리점을 통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모습으로 제법 그럴듯하게 비춰지고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 건강과 세계 평화의 포부에 걸맞지 않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습니다. 징계이유는 남양유업에서 비롯된 일명 ‘갑질’ 때문입니다. 대리점에 제품을 강매해 그 대리점주들은 구입한 제품을 버리면서까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할당량을 채워야 했다는 군요.

지난 1일 공정위의 정식품에 대한 갑질 발표내용은 많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지요. 그러나 정식품은 보수 언론만 상대한다는 후문이 있는데요. 역시나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이들의 갑질에 대해 단 한 줄도 기사화 하지 않았음을 봉기자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일부 보수 언론에서 기사화 하지 않은 이번 정식품의 대리점 갑질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식품의 부산영업소는 201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매달 집중관리 품목을 선정하고 각 제품별로 할당량을 정해 관할 35개 대리점에 할당량 이상 구입하도록 강요하는 ‘밀어내기’를 해왔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매달 말 집중관리 품목별 할당량을 정한 후 이를 팩스나 이메일, 구두로 각 대리점에 전달하고 대리점이 할당량 미만으로 주문하는 경우 대리점 주문내역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주문여부와 관계없이 할당량만큼 가제 출고했습니다.

특히 녹차두유·헛개두유·냉장리얼17곡·부드럽게 마시는 콩요구르트 등과 같은 신제품 및 매출부진제품, 검은콩깨두유·검은참깨두유 등 타사와 경쟁이 치열한 제품 등에 대한 밀어내기가 심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대리점들은 회사의 반품불가 정책 때문에 밀어내기로 떠안은 물량을 반품하지 못한 채 손해를 보고 싼 가격에 판매하거나 폐기처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대리점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 이 사건은 과징금 처분을 받으며 일단락 돼가는 분위기입니다.

역사가 오래되고 창업주가 인류건강과 세계평화를 위해 기업을 운영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속으론 대리점 피 빨아 인류건강과 세계평화를 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는 비단 정식품 뿐만이 아닙니다. 여전히 갑질 기업은 많습니다. 대리점 피 빨아 장사하는 정식품에 공정위의 과징금 2억3500만원이 적게 느껴지는 건 봉기자만 그러는 걸까요?

겉으론 양심적인 척, 속으론 대리점주의 고혈을 빨아 착취한 기업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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