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지 기자의 일상쿡쿡] “물 새는 게 흔한 일이라고요?”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안전불감증

[최민지 기자의 일상쿡쿡] “물 새는 게 흔한 일이라고요?”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안전불감증

기사승인 2014-12-10 16:44:55

제2롯데월드 내에 설치돼 있는 국내 최대 아쿠아리움 벽에 7cm 균열이 생겨 물이 새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제2롯데월드의 부실공사 의혹이 불거지는 부분입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공사 직후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10일 정부의 정부합동안전점검단이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지하 2층 아쿠아리움의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소 세 곳 이상에서 물이 샌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아쿠아리움 바로 밑에는 변전소가 있어서 더 큰 사고로 이어 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잇달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점검단장인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는 “애초 문제가 됐던 메인수조뿐 아니라 벨루가를 전시하는 대형 수조 양쪽에서도 물이 새고 있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습니다.

롯데 그룹 측은 공식해명을 통해 “(누수현상은)국내외 아쿠아리움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이며 “현재 보수작업을 해서 안전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롯데그룹의 입장을 수긍할 만한 요소가 있습니다. 흔히 대형건축물이 공사 직후 누수나 균열현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제2롯데월드 측이 이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인근 구간에 ‘환경 개선 작업 중’, ‘청소 중’ 등의 차단막만 쳐놓고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는 사실입니다. 만에 하나 아쿠아리움이 붕괴되었을 때는 수많은 인명사상이 발생할 수 있는 데도 말입니다.

게다가 제2롯데월드는 현장에서 속보를 전하려는 취재기자들을 가로 막는 등 상식 밖의 대응으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이날 YTN의 취재기자들이 제2롯데월드의 앞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보도 중일 때 제2롯데월드 관계자로 추정되는 한 사람이 손으로 카메라를 막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타며 ‘취재방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안전에 대한 정보는 온 국민의 관심사입니다. 제2롯데월드는 사기업의 소유물이지만 그 소유물을 이용하는 국민들은 이 정보를 알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개장한 지 두 달이 채 안 된 제2롯데월드에서 안전성 논란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롯데 측은 매번 큰 문제가 아니다라는 식의 안일한 해명만 늘어놓아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3일에는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관 8층 천장 구조물에서 50㎝ 크기의 균열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롯데 측은 천장의 균열은 구조물인 콘크리트에 발생한 균열이 아니라 철골을 감싸는 내화보드의 이음새 부분에 발생한 것으로 건물의 안전과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앞서 롯데월드몰 6층 식당가 통로에 바닥 균열이 목격돼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롯데월드 측은 ‘디자인 콘셉트’로 1930년대의 분위기를 재현한 것이라고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10월 29일에는 제2롯데월드 쇼핑몰에서 근무 중이던 협력업체 직원이 3층 유리난간에서 떨어진 금속 부품에 맞아 머리에 부상을 입는 등 안전성 논란과 함께 부실시공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 되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누수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 국민안전혁신특별위원장 전병헌 의원은 “정부합동조사 결과에 따라 임시개장 철회 조치가 필요하다면 해야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민지 기자

(사진=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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