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오빠들 하필 인도로 보내나요”… KBS ‘두근두근 인도’ 방송도 하기 전에 논란

“왜 우리 오빠들 하필 인도로 보내나요”… KBS ‘두근두근 인도’ 방송도 하기 전에 논란

기사승인 2015-01-30 11:28: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동방신기와 샤이니, 슈퍼주니어·엑소와 인피니트, 씨엔블루가 함께 여행을 떠난다. 그야말로 드림팀이다. 시청률 20%는 거뜬히 끌어올 것 같다. 아시아 10개국에 팔릴 것 같은 포맷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가는 곳이 인도다.


KBS는 29일 ‘두근두근 인도’의 제작을 예고했다. “최강창민, 규현, 민호, 성규, 종현, 수호 등 절친 6인이 만나 문화 불모지 인도에 가서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예측불허의 재미를 선사한다”는 것이 프로그램 취지다. 그러나 이는 팬들의 반발을 낳고 있다. 팬들은 이날 프로그램의 제작이 발표되자마자 보이콧을 펼치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아이돌 팬들의 ‘극성’으로 치부되겠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왜 하필 인도일까. 인도는 지난해 11월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인 26세 남성 환자가 발생했다. 인도 보건부는 그를 공항 보건시설에 격리 조치하고 성명서를 냈지만 사실상 에볼라 발생지인 만큼 조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인도는 외교부에서 지정한 일부 황색경보 국가다. 대부분의 관광지는 ‘여행유의’인 남색 경보지만 이중 15개 주가 ‘여행자제’ 지역이다. 물론 특급 아이돌 스타인만큼 제작진은 스타들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프로그램의 파급력이다. tvN의 ‘꽃보다’ 시리즈로 대만, 크로아티아, 유럽 등의 해외관광객이 급증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대만은 한국에 들어오는 표가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잘 생긴 아이돌 스타들이 인도에서 여행하는 모습은 그림은 되겠지만 반대로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른다. 프로그램을 보고 여행을 나서는 시청자들에게는 경호원도, 그들을 옆에서 보조할 제작진도 없다.

프로그램 콘셉트도 의문이다. “‘문화 불모지’ 인도”라는 제작진의 공식 보도자료는 인도에 대한 제작진의 편협한 시선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발리우드’라고 일컬어지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꽃을 피우고 있는 인도를 문화 불모지라고 일컫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프로그램의 제작을 전한 한 매체는 “현지에서 인지도가 전무한 한국 아이돌이 인지도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고 전했다. 동방신기와 엑소가 굳이 인도에 가서 자신들을 알릴 필요성이 있을까.

제작진이 원하는 그림은 어린 나이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성공한 젊은이들이 유명세를 다 벗어던지고 날 것 그대로의 여행을 즐기고 예상치 못한 고난에 고군분투하는 장면일 것이다. 물론 그들이 ‘자신을 버리는’ 그림은 나름대로 재미를 준다. 샤이니 민호의 경우 이미 ‘샤이니의 어느 멋진 날’로 재미를 준 전례가 있다. 그러나 꼭 그들이 문제지역에서 고군분투해야하는지는 의문이다. ‘아이돌’은 ‘청춘’과 ‘할배’ 보다 두근거릴 수 있을까.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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