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마이클 부블레’, 누가 그를 ‘제2의 프랭크 시나트라’라 불렀나

[쿡리뷰] ‘마이클 부블레’, 누가 그를 ‘제2의 프랭크 시나트라’라 불렀나

기사승인 2015-02-05 11:21:55
CJ E&M 제공

[쿠키뉴스=민수미 기자] 흔히들 마이클 부블레(39·Michael Buble)를 두고 ‘제2의 프랭크 시나트라’(1915~1998) 혹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부활’이라 부른다. 스탠다드 스윙 보컬의 전설적인 인물인 프랭크 시나트라에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본인에게도 큰 영광일 테지만 내한 공연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달랐다. 마이클 부블레는 누구의 아류가 아닌 본인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가수였다.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4일 오후 8시 마이클 부블레의 첫 내한 공연 ‘투 비 러브드 투어’(To be Loved Tour)가 진행됐다.

보컬플레이 그룹 ‘내츄럴리 세븐’(Naturally 7)의 사전공연을 시작으로 문을 연 이번 공연은 23곡의 셋 리스트와 다양한 커버 곡 등으로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다. ‘관람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무대 설치와 100여명에 달하는 현지 스태프가 각국에서 입국했다. “한국 팬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호흡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마이클 부블레가 트레이드 마크인 말쑥한 정장과 나비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첫 번째 곡은 ‘피버’(Fever)였다. ‘피버’는 그가 2003년 발매한 데뷔앨범에 속해 있다. 이후 ‘해븐트 멧 유 옛’(Haven't Met You Yet) ‘트라이 어 리틀 텐더니스’(Try a Little Tenderness)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갈라쇼에서 선보인 ‘올 오브 미’(All Of Me) 등을 연달아 부르는 그에게 한국 팬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필링 굿’(Feeling Good)이 시작될 땐 6000여명의 함성에 실내체육관이 마비되는 듯 보였다. 그의 풍부한 성량과 섹시한 보컬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곡으로 유명한 ‘필링 굿’은 빅밴드의 반주와 마이클 부블레의 부드러운 춤으로 완벽에 가까운 무대가 됐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마이클 부블레의 팬 서비스였다. 공연 도중 관객석으로 내려가 팬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춤을 추며 환호하는 관객을 무대 위에 올려 즉석 공연을 펼쳤다. 추가 무대로 장소를 이동하는 도중 미소와 함께 일일이 팬들의 손을 잡아줬다.

재치도 겸비했다. 그는 “피버를 부를 때 나온 불 쇼를 봤나? 비싼 장치다. 그래서 앞으로의 무대는 마이크만 가지고 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영어를 완벽히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오늘은 천천히 이야기하겠다. 이야기할 때 영어를 잘 못 하는 옆 사람에게 내가 얼마나 잘 생겼는지 설명하면 된다”고 말하며 좌중을 즐겁게 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약속된 공연 시간은 8시였다. 초반 ‘내츄럴리 세븐’의 긴 사전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는 적막이 흘렀다. 이후 30여분 동안 관객은 방치됐다. 바로 마이클 부블레가 등장할 줄 알았던 팬들은 하염없이 무대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9시가 조금 넘어 등장한 그의 모습에 여기저기서 약간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부블레는 목소리 하나로 팬들의 아쉬움을 잠재웠다. 그의 히트곡은 물론 프랑스 전자 음악 듀오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겟 럭키’(Get Lucky), ‘백스트리트 보이즈’ (Backstreet Boys)의 ‘에브리바디’(Everybody) 등을 재해석해 불렀다. 빅뱅 멤버 태양의 ‘눈, 코, 입’을 흥얼거리기도 했다.



백미는 앵콜이었다. 마이클 부블레는 팬들의 요청에 3곡의 앵콜곡을 불렀다. 공연 종료 직전 ‘송 포 유’(Song For You)를 열창하던 그는 몇 소절을 남기고 몸에 설치한 마이크를 뺐다. 반주나 장치 없이 자신의 목소리만 이용해 무대를 이어가자 객석은 일순간 고요해졌다. 2시간여의 공연에서 가장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min@kmib.co.kr
민수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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