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홍종현 “힘들다고 징징거릴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쿠키人터뷰] 홍종현 “힘들다고 징징거릴 때가 아닌 것 같아요”

기사승인 2015-05-12 16:58:55
사진=위드메이 제공

[쿠키뉴스=권남영 기자] 홍종현(25)은 최근 가장 바쁜 배우 중 하나다. 모델로 먼저 데뷔했으나 바로 이어 연기 활동을 병행했다. 영화 ‘쌍화점’(2008)으로 얼굴을 알린 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바쁘게 오갔다. 7년여 만에 출연작은 스무 편을 넘는다. 최근엔 MBC ‘우리 결혼했어요’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뜻하지 않은 열애설에 휩싸여 인터넷을 발칵 뒤집을 만큼의 인기를 얻은 것이 최근이다.

그런 홍종현의 첫 스크린 주연작은 코미디 영화 ‘위험한 상견례 2’다. 그동안 줄곧 보여운 무뚝뚝한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홍종현은 처음엔 낯을 가리는 듯 했지만 갈수록 긴장은 사라지고 웃음과 농담이 남았다. 배우 생활에 대한 진솔한 얘기도 털어놨다. 바쁜 홍보 일정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영화에 대한 만족감이 엿보였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과정을 겪어 완성해낸 결과물을 내놓았을 때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피곤해 보인다.
“네. 영화 홍보를 처음 해봐서(웃음).”

-연달아 진행되는 인터뷰 힘들지 않나.
“말을 (이렇게) 많이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첫 주연한 영화라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찍을 땐 별 느낌이 없었는데 오히려 찍고 나서 그래요. 이렇게 인터뷰, 시사회, 무대인사를 하다 보니 ‘아, 내가 영화를 찍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조금은 얼떨떨하겠다.
“그렇기도 하고 정신도 없고(웃음).”

-다른 작품들과 달랐던 점은?
“영화는 많이 안 해봐서 특별히 다른 점은 잘 모르겠는데…. 처음 해본 장르라 보고 나서 아쉬운 게 많았던 것 같아요.”

-어떤 점이 아쉬웠나.
“보면서 ‘저기서 더 해볼 걸’ ‘다른 아이디어를 내서 해볼 걸’ 이런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촬영할 땐 처음이어서 과감하게 하지 못한 것 같아요. 익숙하지가 않으니까…. 영화를 VIP 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너무 떨리더라고요. 사람들이랑 같이 보는데 그냥 혼자 따로 보고 싶었어요(웃음).”

-쑥스러웠던 건가.
“내 모습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모르고, 걱정되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봤는데 정말 민망하더라고요.”

-지인들이 다들 재밌게 보던가.
“모르겠어요. 기억이 안 나요. 신경 쓸 여유가 없었어요(웃음).”

-마음이 복잡했나보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 아쉬움?
“네. 제가 너무 걱정을 많이 해서 그랬나 봐요. 걱정했던 것 보단 잘 나오긴 했는데 그래도 더 욕심이 나는 거죠. 결과물 볼 때마다 항상 그렇듯이.”


-‘위험한 상견례2’에서 코믹 연기를 소화했다. 이미지 변신 욕심 있었나.
“변신까진 아니더라도 제게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예전부터 있었어요. ‘밝은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다.’ 코미디 장르라서 참여하게 됐는데, 외적으로 망가지는 장면이나 액션 신도 있어서 여러 가지 모습이 나올 것 같았어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본인의 기존 이미지가 어땠다고 생각하나.
“글쎄요. 드라마에서 좀 차가운 느낌의 캐릭터들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가벼운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 꽤 됐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도전하기 어려워질 것 같아서 빨리 하고 싶었어요. (작품) 끝나고 나니까 조금은 자신감이 생기고 걱정했던 것들도 줄어들더라고요.”

-(모델 겸 배우)이수혁과 함께한 온스타일 ‘스타일 로그’같은 프로그램 보면 발랄한 성격이던데.
“제가 친한 사람들이랑 있으면 좀 더 밝아요. 카메라가 있으면 제 본 모습은 다 안 나오더라고요. 누구나 그럴 거예요. 근데 제가 약간 낯가림이 있고 친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스타일 로그’에 나왔던 제 모습들을 저도 좋아하거든요. 보시는 분들도 많이 좋아해주셨던 것 같고요. 그래서 더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었어요.”

-그동안 정말 쉼 없이 활동한 것 같다.
“지칠 때도 있죠. 그런데 저도 처음부터 일을 많이 한 건 아니기 때문에(웃음). 지금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지만 언제까지 제가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지금은 제가 하는 일이 너무 좋고 재밌어요. 힘든 것보다 그런 마음이 더 강해요. 그래서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모델 활동했다고. 어떤 계기가 있었나.
“사춘기 때 옷을 좋아하다 보니까 모델이라는 직업을 알게 됐어요. 그때는 그냥 ‘저런 일도 있구나’ 생각만 했죠. 멋있어 보였어요. 제가 중학교 땐 키가 작았거든요. 조금씩 키가 크고 나니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는데, 그게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키가 원래 작은 편이었나?
“중학교 1~2학년 때는 앞에서 몇 번째? 그렇게 작았어요. 중3 때 확 크더라고요. 고1 때까지 크고 이후부터는 조금씩 컸어요.(홍종현의 프로필 상 키는 182㎝다.)”

-모델 데뷔한 뒤 바로 연기 생활했다.
“네. (시기가) 거의 비슷했죠. 저 고등학교 때 학교 선생님 중에 연극 연출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그 선생님 연극을 보러가서 처음 생각했어요. ‘아, 연기자는 이런 거구나. 배우는 이런 직업이구나.’ 그때는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 연예 기획사를 찾아갈 때 두 가지(모델·배우) 다 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갔어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지금은 많이 변하긴 했지만 제가 어렸을 때부터 친한 사람이 아닌 누군가에게 제 감정을 드러내는 게 익숙하지 않았어요. 근데 연극을 보면서 저와 반대되는 모습을 본 것 같아요.”

-자세하게 얘기해 달라.
“여러 가지 감정 변화에 따라서 극을 이끌어가는 과정 속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교훈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게 신기했어요. 배우는 말, 행동, 몸짓으로 뭔가를 표현하는 직업이잖아요? 사람들을 집중시키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전달하고요. 멋있기도 했고 매력적이었어요. 평소 제 성격과는 좀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느꼈나 봐요.”

-본인 성향과 달랐는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나 망설임은 없었나.
“그때는 어렸으니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보다 ‘해보지 뭐’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될지 안 될지 누가 알겠어.’ ‘안 되면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해보면 되고.’ 어렸으니까 겁 없이 했던 것 같아요.”

-연기해 보니 언제가 가장 행복하던가.
“음…. 아무래도 가족이나 친구, 팬, 시청자들께 ‘정말 좋게 봤다’ ‘나도 공감 되더라’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뿌듯하죠. 그리고 촬영이 힘들잖아요. 모든 게 불규칙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굉장히 피곤할 때가 많아요. 그렇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완성했을 때 뿌듯함이 커요. 그런 마음 때문에 계속 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나.
“아직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어요. 물론 힘든 건 있어요. 여건이 안 돼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할 때요. 촬영 들어가면 물론 집중해서 잘 하지만 컨디션이 좋을 때보다는 (연기가) 안 되니까. 그런 상황에선 스트레스를 좀 받는 것 같아요.”

-이번 촬영 때도 다른 스케줄과 겹쳤다고 들었다. 지칠 만도 한데 어떤 것에 힘을 얻나.
“일단 팬 분들이 좋아해주시니까, 응원을 받으면 힘이 나요. 어쨌든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잖아요? 이렇게 힘들어서 지칠 정도로 많이 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배부른 소리죠(웃음). ‘그래. 네가 힘들다고 징징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스스로 생각해요.”


-배우 활동 기간에 비해 많은 작품 출연했더라.
“네. 근데 예전엔 그렇게 큰 역할들이 아니었고 단역도 있어서요. 그래서 더 (출연작이) 많아 보이는 게 있어요. 기간에 비해선 많았죠.”

-경험을 통해서 빨리 배우고 싶었던 건가.
“그죠. 그런 것도 있어요. 그리고 현장에 있는 게 제일 재밌기도 했어요. 근데 당시엔 제가 그렇게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지금 와서 년도 별로 출연했던 작품들 나열하니까 엄청나더라고요. 신기하고 그렇죠.”

-그 기간을 돌아보면 어떤가.
“좀 많이 바쁘게 지낸 것 같지만 그렇게 한번 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정말 시간적 여유를 두고 집중해서 촬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로서 어떤 목표를 향해 가나.
“보시는 분들에게 영향을 많이 드리고 싶어요. 왜 그런지 생각을 해봤는데…. 좋은 역이든 나쁜 역이든, 제 연기를 보신 분들이 뭔가를 느끼신다는 게 되게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고 그리는 이미지나 감정들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끼신다면, 그리고 그런 것들로 인해서 뭔가를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점점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인기 실감하나.
“조금씩 하는 것 같아요. 촬영할 땐 잘 모르죠. 매일 집, 촬영장, 집, 촬영장 이러니까. 근데 가끔씩 친구들 만나거나 그런 자리에 갔을 때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인이나 사진 찍어 달라 요청하시는 분들도 점점 늘고요. 그럴 때 약간 느끼죠.”

-어떤 마음이 드나.
“신기해요(웃음). 신기해하고 있어요.”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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