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훈육을 명목으로 친딸을 상습학대한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형량이 대폭 늘어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문보경 부장판사)는 20일 상습폭행죄, 상습 아동학대죄 등으로 기소된 A(39·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6월과 16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와 함께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B(47·여)씨에도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아동을 훈육차원에서 폭행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아동이 행동이 느리고 밥을 느리게 먹는다는 이유로 막대기 등으로 때려 코뼈와 발가락뼈, 어깨뼈 등이 골절됐다”며 “피고인들의 폭행은 5년여간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상해 정도와 부위, 폭행 방법, 결과, 횟수 등에 비춰볼 때 이 사건은 상습적인 아동학대에 해당하고 사회통념상 훈육 방식으로는 결코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특히 피해 아동의 생모인 A씨는 B씨와 동거하면서 친딸 보호자로서의 책무를 망각하고 원칙과 일관성 없는 상습적인 과잉체벌과 학대로 피해 아동에게 큰 육체적인 피해를 줬고 피해 아동의 인격을 모독했다”며 “이러한 아동학대 범죄는 아동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 상당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남편과 별거하던 A씨는 딸을 혼자 키우다가 2009년 식당 종업원으로 일을 나가면서 같은 빌라에 사는 B씨에게 딸(당시 9세)을 맡겼다.

지나친 정리벽을 가지고 있던 B씨는 청소를 잘하지 못한다거나 밥을 너무 오래 먹는다는 이유 등으로 A씨 딸을 지속적으로 구타했으며 이를 견디다 못한 피해 아동이 2010년 3월 가출하자 A씨는 야구방망이로 친딸을 때리고, 지난해에는 제대로 청소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나무 막대기와 송곳을 이용해 폭행했다.

또 이들은 지난해 4차례에 걸쳐 A씨가 딸을 엎드리게 하고 어깨부위에 올라타 머리를 누르면 B씨가 대나무 막대기로 피해 아동의 발 등 전신을 때리는 등 공동으로 학대하기도 했다.

이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6월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받았다.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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