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는 치사율이 사스의 3배 이상인 40%나 되지만 환자와 접촉 정도가 강한 사람에게만 전염될 정도여서 전염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보건당국은 국민이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하면서도 치료나 예방법이 아직 없는 신형 질병인 만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번째 환자 왜 중요할까… 다른 환자·의료진 2~3차 감염 ‘경계’= 첫 감염자와 두 번째 감염자인 부인 다음으로 3번째 감염자 발생 여부가 주목되는 것은 이를 통해 이 질병의 확산 추세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첫 확진 환자가 외래와 입원 등을 통해 그간 방문했던 병원 3곳의 의료진과 가족 등 접촉자를 상대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중 첫 확진환자와 같은 2인실 병실을 쓴 고령 환자(76·남)에 대해서는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
이 남성은 발열 증세가 있어 국가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으로 옮겨져 현재 유전자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이 남성이 3번째 감염자로 확진되면 가족 외 감염된 첫 사례가 된다. 메르스는 통상 접촉 정도가 일상적인 수준을 넘으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공간을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공유할 때 전염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3번째 감염자가 나오면 보건당국은 다시 이 감염자의 이동경로에 따라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 대해서도 전염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환자는 통상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만 있지만, 만약 의료진 중에서도 감염자가 다시 나오면 전염 상황은 더 확산할 수도 있다.
◇보건당국 ‘초긴장’… 공항·항만 검역도 강화= 질병관리본부는 2013년 6월 검역, 감시, 역학조사, 실험실 진단, 위기관리 전문가 등으로 MERS중앙방역대책반을 꾸려 그동안 메르스의 국내 발생을 대비해왔다. 이에 따라 첫 환자가 발생하자 계획한 대로 입원치료격리병상을 가동했다.
환자 발생 직후 이 질병에 대한 관리체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해 대응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하루만인 21일 바로 전문가회의를 열고 관리체계를 4단계 중 2번째로 높은 ‘경계’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경계’는 해외의 신종 전염병이 국내에 유입되고서 다른 지역으로 전파된 상황에 해당한다. 최근 사례로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해 ‘경계’가 내려진 바 있다.
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하자 공항에서는 중동지역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발 비행기가 착륙하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중동발 비행기 승객들이 내리는 탑승 게이트에 검역대를 설치해 바로 발열 검사를 하고 승객들에게 건강상태 유무를 묻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현 상황에서는 중동과의 왕래를 제한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월 메르스와 관련해 국가 간 여행, 교역, 수송 등을 제한할 사항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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