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전북 정읍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한 20대 여성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번 ‘해프닝’을 통해 보건당국의 허술한 감염질병 관리체계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전북도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4개월간 머물다 중동을 경유해 입국한 A(25·여)씨가 처음 정읍보건소에 메르스에 대해 문의한 시간은 27일 오전 10시30분이다.
A씨는 “나흘 전 한국에 돌아왔는데 콧물이 나오고 목이 아픈데 메르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싶다”며 의심환자 신고를 했다.
정읍보건소로부터 보고를 받은 질병관리본부는 그러나 A씨의 증상이 가볍고 메르스 감염 여부가 희박하다는 판단을 미리 내렸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러한 예단을 근거로 A씨를 자가(自家) 격리 조치한 뒤 다음날 국가지정격리병실이 있는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보건당국은 A씨에게 자가 격리에 대한 정확한 통보나 이동 제한에 대한 고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A씨의 주소나 인적 사항에 대해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
뒤늦게 전북도가 의심 신고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간 뒤 서둘러 A씨의 행방을 찾았지만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주소 역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여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조차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는 사이 A씨는 이날 오후 3시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정읍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광주의 한 터미널로 향하고 있었다.
뒤늦게 A씨와 연락이 닿아 위치를 파악한 질병관리본부는 광주 서구보건소 직원들과 구급차를 터미널로 급파, A씨를 인근 격리병실이 있는 병원으로 이송했다. 최초 신고 후 약 5시간 정도 무방비 상태에 노출된 셈이다.
A씨가 음성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면 A씨의 동선에 함께 있던 수많은 사람이 의심 환자 명단에 올라야 했을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A씨와 한 차례 전화통화를 한 뒤 언론 보도 이후 연락이 끊겼다”며 “첫 통화 이후 검사 스케줄을 조율하고 자가 격리 등 후속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연락이 닿지 않아 자가 격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연락이 끊겨 당시에 집 주소 등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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