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주호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내홍 수습을 위해 쇄신의 칼자루를 혁신위원회로 넘긴 가운데 누가 혁신위원으로 선정돼 당 쇄신을 주도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혁신위원은 내년 총선 공천제 개혁을 포함해 당 쇄신을 추진하는 데 있어 막강한 힘을 갖게 돼 개인의 정치적 위상 변화뿐만 아니라 계파별 이해관계도 첨예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최근 자신을 제외한 10명의 혁신위원 중 내부인사를 4명으로 제한하고 이를 현역의원, 기초단체장, 원외위원장, 당직자 그룹으로 나눠 1명씩 참여시키겠다고 선언하며 각 그룹에 후보추천을 부탁한 상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현역의원으로 누가 참여하느냐다.

후보 추천권을 의뢰받은 이종걸 원내대표는 혁신위원 선정이 자칫하면 계파간 대립으로까지 불길이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를 추천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청산’ 요구가 거센 만큼 친노계와 가까운 인사를 고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비노(비노무현) 인사를 고를 경우 원내대표가 비노계여서 편을 드는 것 아니냐는 반발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의원들 사이에서는 “A 의원이 내정됐다더라”, “그 의원이 계파색이 뚜렷한데 말이 되느냐”는 얘기가 ‘괴담’처럼 오가고 있다.

이 원내대표 측에서는 어느 쪽 계파로부터도 반발을 사지 않을 인사로 복수 후보를 추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어떤 인사를 선택하더라도 계파논란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막상 추천을 하더라도 당사자들이 부담스럽게 받아들일 수도 있어 인선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위원장이 이미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혁신위원들도 불출마해야 한다는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혁신위원 참여와 총선불출마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혁신위에 참여해 공천기준을 정하면서 ‘물갈이’ 등을 주도한다면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자리인데다, 제대로 혁신을 이루지 못할 경우 비난의 대상이 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기초단체장들이나 원외위원장 등 다른 그룹들에서는 인선 작업이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원외위원장 협의회 역시 6일 회의를 갖고 인선을 논의한다. 현재로서는 김영춘 부산시당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기초단체장들의 모임인 기초단체장협의회도 7일 긴급총회를 소집해 누구에게 혁신위원 자리를 맡길지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까지는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여의도에서 벗어난 생활정치 실현’을 외치며 최고위원에 도전했던 박우섭 협의회장(인천 남구청장)을 추천하는 것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자들의 경우에도 10명으로 별도의 추천위원회를 구성, 복수의 인사를 추려 김 위원장에게 추천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5일 당직자 추천위원회와 오찬을 하며 향후 혁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6명으로 정해진 외부위원 인선도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측은 10일까지 인선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여러 인사들을 접촉 중이지만, 상당수가 고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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