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건강보험 적용 그 후… 대기자 늘어 일부 병목 현상, 비적용 말기환자 박탈감 심화도

호스피스 건강보험 적용 그 후… 대기자 늘어 일부 병목 현상, 비적용 말기환자 박탈감 심화도

기사승인 2015-08-22 00:00:55
[쿠키뉴스=박주호 기자] 말기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고 있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15일부터 말기 암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달에 수백만원 이상 들던 환자 부담이 수십만원 수준으로 약 70∼80%가량 줄어들게 됐다. 복지부 자료를 보면 말기 암 환자가 병원급 의료병동에 23일간 입원한 뒤 임종을 맞을 경우 전체 진료비 681만8596원 중 43만7035원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현장 긍정 평가… 문의 늘고 인식 개선 효과까지=시행 후 약 한달이 지난 현재, 일단 현장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인식 개선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장윤정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사업과 과장은 “그전에는 호스피스에 대한 문의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 들어 문의가 부쩍 늘었다. 호스피스는 치료를 포기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 그동안 밖으로 말을 꺼내는 것조차 금기시됐지만 이번을 계기로 이를 터놓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문의가 늘고 이용 환자도 함께 증가하면서 벌써부터 일부 병원에서는 대기환자가 느는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국내 말기 암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호스피스·완화의료 기관이 7월 현재 전국 총 60개 기관, 1009병상으로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이후 호스피스완화의료기관 지정신청이 늘고 있다”며 “이르면 오는 10월쯤 집에서도 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가정 호스피스에도 건강보험을 적용,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프라·간병인 준비 부족은 문제… 전체 말기 환자로 확대해야=완화의료병동도우미(간병인)에 대한 준비 없이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건보 적용이 급작스럽게 이뤄지면서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 60개 완화의료 전문기관 중 간병 서비스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곳은 대구의료원이 유일하다. 실질적인 혜택이 반감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배현석 대구의료원 과장(가정의학과)은 “항암 치료를 받던 환자가 호스피스를 이용하면 모르겠지만 기존에 호스피스를 이용하던 환자라면 건보 적용 전후 부담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실질적인 차이는 간병 서비스에서 발생하는데 기존 하루 4만∼8만원선이던 간병비 부담이 3800원으로 크게 줄면서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말기 암환자의 완화의료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다보니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등 다른 말기 환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도 문제다. 한 병원 관계자는 “완화의료에 대한 건보 적용이 암환자에만 초점을 맞춰져 있어 다른 말기 환자들은 연명치료 등으로 아직도 큰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웰다잉이 목적이라면 골고루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를 통해 완화의료병동도우미 교육과정을 개설, 오는 20일 교육과정 설명회를 거쳐 서울, 대전, 대구를 시작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체 말기 질환자 대상 건강보험 적용 문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법’과 ‘연명 의료에 관련 법’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 통과 후 여건에 맞춰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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