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환자, 완화의료 혜택 '못' 누려

말기암 환자, 완화의료 혜택 '못' 누려

기사승인 2015-08-28 09:35:55
"충북의대 박종혁·김소영 교수팀, 사망 전 1년간 진료비 분석

[쿠키뉴스] 우리나라 말기암 환자들이 완화의료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의대 박종혁 교수와 김소영 교수팀(공공의료사업단 부단장·예방의학)은 '암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서 "2009년 암으로 사망한 환자가 사망 직전 1년간 지출한 진료비를 처치유형별로 살펴봤을 때 기본 진료료 및 약제비 등이 높게 나타난 반면 재활치료비와 정신요법료 등은 비교적 낮았다"고 밝혔다.

◇입원·약제비용 53.5%…정신요법·재활치료 비중 여전히 낮아

실제 연구팀이 건강보험청구자료,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청 자료 등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산출한 결과를 살펴보면, 기본진료료(29.7%)와 진통제 외 약제비(23.8%)가 전체 지출의 절반(53.5%)을 넘는다.

다음으로는 엑스레이(X-ray) 등의 기본검사료(14.3%)와 항암치료비(11.6%), CT/PET CT 등 특수영상검사료(6.4%), 주요 시술비(4.7%), 진통제비(4.3%), 방사선치료비(2.9%), 림프부종 등 재활치료비(0.7%), 정신요법료(0.1%)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의료서비스 가운데 입원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기본진료료 등의 비용이 매우 높게 나타난 반면, 암환자들의 증상환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진통제, 재활치료, 정신요법 등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것이다. 재활치료비(0.7%)와 정신요법료(0.1%)의 경우 아일랜드 암협회의 연구에서 나타난 외국 사례(각각 9%, 6%)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1인당 평균 총 진료비(약 1830만원)를 의료서비스별로 분류한 결과에서도 입원서비스가 1440만원(78.8%), 외래서비스 290만원(15.8%), 약제비 100만원(5.4%)으로 입원에 의한 지출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 외 암환자의 사망 1년 전 의료이용 행태는 1인당 평균 입원일수와 입원횟수가 각각 71일과 6회로 나타났으며, 외래방문일수와 방문횟수는 각각 40일, 64회였다. 특수영상검사 서비스 이용횟수는 CT, PET CT, MRI가 각각 4회, 0.6회, 0.8회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특히 말기암 환자의 경우 치료과정에서 전문적 서비스에 대한 필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 총 진료비 1조 2206억원 중 6728억원(55.1%)이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거점 지정 호스피스·완화의료기관에 대한 보완대책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건강보험료 수준에 따라 환자들을 최저소득계층 및 1~5분위(최고소득)로 분류한 뒤 진료비 지출을 살펴봤을 때에는 최저소득 계층에 비해 소득수준 1분위 및 2분위 그룹의 진료비 지출이 오히려 낮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소영 교수는 "일반적으로 소득에 따라 진료비가 증가하는 것을 고려할 때, 최저소득 계층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차상위 계층의 진료비가 낮은 결과는 이들의 의료이용에 장벽이 존재함을 시사한다"며, "이에 대한 추가조사와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혁 교수는 "암 재활치료 및 정신상담요법 등 완화의료의 핵심 의료행위들이 통증, 호흡곤란, 다리부종 등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경감시켜 말기암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선 완화의료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에 대한 대책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안경진 기자 kjahn@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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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기자
kjahn@monews.co.kr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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