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주호 기자] 국내 원전 4곳이 사상 최악의 사고를 냈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처럼 부지 한 곳에 원자로 여러 개가 밀집된 ‘다수호기(多數號機)’ 원전이지만 이에 대한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원식(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 원전 4곳(고리·월성·영광·울진)은 후쿠시마 원전처럼 부지 한 곳에서 원자로를 6개씩 가동하는 다수호기 원전이다. 원전 내 원자로 간 거리도 한일 양국 원전이 비슷했다.
후쿠시마의 원자로 간 거리가 90~600m, 평균 178m였고, 국내 원전 4곳은 70~895m로 평균 거리는 169~256m였다.
원전 인접지역(반경 30㎞) 거주인구는 후쿠시마가 17만명이지만 국내는 영광원전을 빼고는 최소 4.4배(울진)에서 최대 20.1배(고리)로 많았다.
후쿠시마 원전은 부지 안에 밀집돼 있던 6기의 원자로가 가동을 멈추고서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등 연쇄 사고를 일으키며 대재앙으로 이어졌다.
세계 주요 원전국들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다수호기 원전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수호기 건설부지에서 원전 설계기준이 부지환경 평가기준 등을 만족할 때는 별도로 다수호기 동시 중대사고 발생에 관한 안정성 평가 수행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최 의원은 주장했다.
최 의원은 “부지 한 곳에 원자로 여러 개를 운전하면 경제성은 높지만, 원자로 밀집에 따라 안전을 해칠 수밖에 없다는 게 후쿠시마 교훈의 핵심”이라며 “원안위는 다수호기 위험성 평가방법론을 개발하고 부지 내 원자로 수 제한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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