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식이요법은 'MUST-DO'로 꼽힐만큼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고 있다.
식이요법의 주 목적은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들인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이 심혈관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하고 늦추기 위함에 있다.
현재까지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식이요법 가이드라인이 개정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심장재단(world Heart Federation)이 영양소별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종합분석한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특히 영양소 가운데서도 탄수화물과 설탕의 과도한 섭취로 인해 환자가 감내야 할 위험성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설탕의 위험성 '상상 그 이상'
과거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심혈관질환 환자의 식사요법에서 '단맛'보다는 '짠맛'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지침서는 다양한 메타분석결과를 토대로, 소금보다는 설탕이 질환 발병 위험을 더 높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증명한 연구들 가운데, 미국 세인트루크 미드 아메리카심장연구소 James J DiNicolantonio 박사팀의 연구결과를 예로 들어보자[Open Heart
2014;1: doi:10.1136].
연구팀이 설탕 섭취량과 관련된 논문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8주이상 식품 속 함유된 설탕을 과다로 섭취한 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최고 혈압은 6.9mmHg, 최저혈압은 5.6mmHg으로 나타났다.
또 설탕생산업체로부터 연구비가 지원된 임상시험을 제외하면 최고혈압은 7.6mmHg, 최저혈압은 6.1mmHg였다. 특히 설탕 중에서도 과당이 고혈압 등을 일으키는 데 더 치명적이라는 게 연구팀의 부연설명이다.
지난 9월 미국 하버드대학 Frank Hu 교수팀 51개국에서 61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도 눈여겨 볼만하다. 설탕이 함유된 식품 등을 지속적으로 섭취한 성인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은 26%, 심장마비 또는 급성 심장 질환은 35%, 뇌졸중 위험은 16% 증가했다[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9월 28일자].
사망자 수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설탕음료 등의 섭취와 관련해 당뇨병으로 연간 13만 3000여 명이 사망했고, 심장병과 암 사망자가 각각 4만 5000명, 6천 450명에 달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지침서 역시 "매년 전 세계적으로 설탕음료를 비롯한 설탕이 함유된 식품을 과다로 섭취함에 따라 동반되는 질환으로 인해 사망하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만큼, 설탕의 위험성을 환자들에게 명확하게 인지시켜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절 1순위는 단연 '탄수화물'
지침서는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저탄수화물 식단' 역시 함께 강조했다.
지침서는 "다양한 연구결과에서도 입증됐듯이,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심혈관질환 특히 당뇨병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므로 적절량 섭취를 필히 권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당지수를 낮추는 식사요법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탄수화물을 섭취하거나 여러 종류의 탄수화물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 8월 강북삼성병원 건강의학본부 코호트연구소 연구팀(유승호·장유수·최유니)에 따르면 당뇨병이나 심장질환 병력이 없는 무증상 성인 2만 8000여명을 조사한 결과 당 지수가 가장 높은 식사군이 가장 낮은 식사군보다 관상동맥석회화 수치가 1.74배 높았다.
또 당부하지수는 혈당 예측 값이 가장 높은 군의 관상동맥석회화 수치가 가장 낮은 군의 3.04배나 됐다. 즉 당수치와 당부하수치가 높은 식사를 한 군이 상대적으로 수치가 낮은 식사를 한 군보다 관상동맥의 석회화 진행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
이를 두고, 연구팀은 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이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혈관내피 기능이상과 염증반응을 일으켜 심혈관계 질환을 증가시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재 대한당뇨병학회는 당지수를 낮추는 식사요법으로 △잡곡밥, 통밀빵, 멥쌀 △채소류, 해조류, 우엉 등 식이섬유소 함량이 높은 식품 △주스보다는 생과일, 생채소 △당도 높은 과일은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세계심장재단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심혈관질환 환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당 수치를 낮추는 식사요법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혈당조절이 필요하다"면서 "환자에게 같은 탄수화물이라도 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선택하고,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식품 등을 다양하고 균형 있게 섭취하도록 조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미라 기자 mr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