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대한당뇨병학회(KDA)가 2015년판 진료지침을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제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추계학술대회 및 국제당뇨병학회에서 선보였다.
이번 지침은 2013년 개정판 이후 2년만에 나오는 것으로 학회는 최근 미국당뇨병학회(ADA)과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에서 발표된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이를 다시 국내 실정에 맞게 개정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학회 기간 중 출간기념식을 가졌으며, 회원들에게는 핸드북 형태의 초안을 공개했다.
새로운 진료지침의 특징은 전문의 비전문의에 상관없이 당뇨병을 치료하는 모든 의사가 봐야하는 특성상 쉽고 간략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복된 내용과 불필요한 내용 그리고 임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호한 내용은 모두 삭제 또는 통합했다.
이를 위해 이전에 28장으로 나눠져 있던 항목을 4개의 장(1장 총론, 2장 당뇨병의 관리, 3장 당뇨병과 합병증, 4장 당뇨병의 특수상황)과 1개의 부록으로 구성했다.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 삭제, 자가혈당 측정 목표 기준 제시…제1형 당뇨병환자도 목표혈당 권고
도입부분에서 가장 큰 변화는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 항목을을 삭제했다는 점이다. 2013년 개정판에서는 당뇨병의 예방적 차원에서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을 자세히 소개했지만 이번에는 지침의 간소함을 추구하고 중복성을 없애기 위해 연관성이 없는 항목은 제외했다.
당뇨병의 관리 항목에서는 혈당조절의 목표가 크게 달라졌다. 이전 판에서 언급했던 혈당조절의 평가 항목에는 당화혈색소를 기준으로 하고, 식전, 전후 2시간, 취침전혈당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돼 있지만 이를 삭제하고 대신 제2형 당뇨병환자의 혈당조절 목표는 6.5% 이하로 맞춰야한다는 내용을 삽입했다. 그러면서 합병증이 없고 저혈당 발생위험이 낮은 경우는 더 낮출 수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자가혈당측정시 목표는 공목혈당 80~130mg/dL, 식후혈당은 180mg/dL 미만으로 한다는 구체적 내용도 추가해 환자들이 목표의식을 갖고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나아가 제1형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당도 7.0% 이하로 맞추도록 권고하다는 내용도 새로 추가했다.
혈당조절의 모니터링 평가에서도 당화혈색소 측정은 매 3개월에 측정한다는 기존의 내용에 적어도 매년 2회 이상 시행할 것을 추가함으로서 사실상 1차 의료기관의 모니터링 역할도 강조했다.
자가혈당측정 부분도 일년에 몇 회를 해야한다는 기존 개정판의 구체적 내용을 모두 없애고, 식사 전후, 취침전, 운동전후, 저혈당시 등 다양하게 할 수 있으며 환자상태에 따라 측정시기나 횟수는 다르게 할 수 있다고 언급함으로서 자유로운 측정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임상영양요법 측면에서 달라진 부분은 당뇨병성신증 환자들의 단백질 섭취량을 총 에너지의 20% 이내로 한다고 제시한 부분이며, 그외에 지방과 콜레스테롤, 트렌스지방 섭취는 정상인과 동일하게 맞췄다. 강도높은 생활습관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근거에 따라 권고운동량은 주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메트포르민 초치료로 우선 사용 강조, 인슐린 치료 항목 만으로 구체적으로 언급…컬러풀한 알고리즘으로 치료 전략 제시
치료부분에서 새로 추가된 내용은 제1형 당뇨병환자의 인슐린 치료 항목을 만들어 구체적으로 명시한 점이다.
여기에는 제1형 당뇨병환자들은 인슐린 주사요법이나 인슐린 펌프를 권고한다는 내용과 저혈당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초속효성 인슐린과 기저인슐린을 사용해야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약제특성상 환자교육의 필요성과 야간저혈당, 저혈당무감지증을 위해 인슐린펌프 치료의 필요성도 언급돼 있다.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새로운 부분은 단독요법시 메트포르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강조한 점이다. 이는 여러가지 약제를 1차 약제로 등재시켜 환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이전 개정판과 다른 부분이다. 이는 미국 가이드라인을 전적으로 따른 것이다. 다만 환자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열어두기도 했다.
약물도 새로 업데이트했다. 이전 개정판에 없던 SGLT-2 억제제와 새로 허가된 GLP-1 수용체 유사체를 새로 넣었다. 또 최근 저혈당 위험이 대폭 감소된 24시간 기저인슐린인 기저인슐린인 트레시바와 투제오도 추가됐다.
컬러풀한 치료 알고리듬도 새로 만들어 넣었다. 첫 진단시 당화혈색소 수치(7.5% 미만)에 따라 단독요법은 주황, 이중 병용치료(7.5% 이상)는 초록, 삼중병용치료는 초록, 인슐린 치료는 하늘색으로 표기해 임상의들이 알기쉽게 구성했다.
특히 인슐린은 진단 당시 당화혈색소가 9.0% 이상이면서 고혈당에 의한 증상이 심한 경우 처음부터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했으며 3개월을 기준으로 목표혈당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음단계로 진행해 적극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외에 베리아트릭 수술을 제2형 당뇨병환자의 수술적 치료로 포함시킨 점과, 당뇨병 관리의 고혈압 목표치를 140/80mmHg에서 140/85mmHg로 수정한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이상지질혈증환자에서는 일차약제로 스타틴을 권고하고,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에게 이차예방목적으로 아스파린을 권고하는 내용은 이전 개정판과 같지만, 아스피린의 경우 용량을 한국 실정에 맞도록 100mg으로 구체화했다.
진료지침위원장인 연세의대 차봉수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모든 당뇨병 의사를 위해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고자 노력했다"면서 "특히 외국 가이드라인처럼 알고리듬만 보면 알 수 있도록 쉬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회 측은 핸드북은 초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식판은 오는 11월 중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3만원.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