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종전을 며칠 앞둔 어느 날, 갑작스런 총격 사건으로 한 프랑스군 정찰병이 사망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프랑스군은 독일군 진지를 급습하기에 이른다. 우연히 총격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병사 알베르는 포탄 구덩이에 파묻히고, 그를 구하려던 에두아르는 포탄 파편에 맞아 얼굴 반쪽을 잃는다. 두 친구는 참혹한 전쟁에서 살아남았지만 사회에 복귀해서도 다시 살아남기 위해 분투를 벌여야 한다.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동시에 전쟁 생존자들을 떨쳐버리려는 국가의 위선이 만들어낸 전후 혼란 속에서 두 전우는 사기극을 꾸미기로 마음먹는다.
“인근 도시의 사람들이 와서 병사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처량한 얼굴들이었다. 여자들은 아들을, 남편을 찾는다며 팔을 쭉 뻗어 사진들을 내밀었다.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가 따로 없었다. 아비들은 뒤에 머물러 있었다. 몸부림을 치고, 질문하고, 조용한 투쟁을 계속해 가고, 또 아침마다 아직 남아 있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다시 일어나는 것은 언제나 여자들이었다. 사내들은 희망의 끈을 놓은 지 이미 오래였다. 질문을 받은 병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애매하게 대답했다. 사진들은 모두가 비슷비슷했다.” (p146)
지난 1922년 전사자들의 유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착복 스캔들에서 모티프를 가져 온 ‘오르부아르’는 사기꾼들이 승리하고 자본가들은 폐허 위에서 부를 축적하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의 프랑스를 그리고 있다. 2013년 공쿠르상을 수상하며 심사 위원 피에르 아술린에게 “이 시대에 출간된 가장 강력한 소설”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만 100만 부가 판매됐고 전 세계 26개국으로 판권이 수출됐다. 또 2014년 39회 세자르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배우 알베르 뒤퐁텔이 각색을 맡아 영화화를 앞두고 있다.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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