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힙합 풍년’ 11월 중순… 다이나믹듀오·박재범·아이콘·B.A.P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힙합 풍년’ 11월 중순… 다이나믹듀오·박재범·아이콘·B.A.P

기사승인 2015-11-24 16:44:55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하루에도 몇 십 개의 앨범이 쏟아진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바야흐로 앨범 범람 시대. 그 중 화제가 되는 앨범들을 듣고 리뷰해 본다. 11월 중순은 힙합의 계절일까? 다이나믹듀오·박재범·아이콘(IKON)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소송을 딛고 다시 소속사와 의기투합한 B.A.P까지 들어봤다.


다이나믹듀오 ‘그랜드 카니발(Grand Carnival)’ 2015.11.17 발매 : 처음 귀에 꽂히는 1번 트랙 ‘옥상에서’는 다이나믹듀오의 연차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곡이지만 2번 트랙 ‘요즘어때?’에서 곧바로 그 경외심이 퇴색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타이틀곡도 이전 타이틀에 비해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다. ‘타이틀곡’에서 보인 고민의 순도에 비하면 ‘꿀잼’이 바로 뒤에 오는 트랙 배치는 아쉽다.

랩에도 기술이 있다면 다이나믹듀오는 장인이다. 다이나믹듀오가 선보이는 랩에는 어떤 의심이 들어설 여지가 없지만 오랜만에 나온 정규 앨범 퀄리티는 다이나믹듀오의 오랜 팬이라면 아쉬움이 진할 것이다. 이센스, 싸이먼디 등 듣기도 좋고 기술적으로도 나무랄 데 없는 웰 메이드 힙합 앨범이 나온 2015년이라면 더욱 더. 차트 상위권에 있는 이유는 지금의 대중이 힙합에 점수가 후한 덕이다.


박재범 ‘월드와이드(Worldwide)’ 2015.11.05 발매 : 아티스트 박재범이 어디쯤 있는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지향점을 분명하게 짚어주는 앨범이다. 본래 데뷔 때부터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생각도 안 날 정도로 수준 이상의 음악을 보여준 박재범이지만 ‘월드와이드’는 박재범의 역량이 폭발했다는 말 외에 더 좋은 표현을 찾기 힘들다. 18트랙이나 되는 앨범은 볼륨이 크지만 건너뛸 트랙이 들리지 않는다. 강한 비트와 자전적인 가사가 조합된 트랙, 부드러운 비트와 사랑 이야기를 담은 트랙 배치도 슬기롭다. 다만 직설적인 가사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테지만 이는 취향의 영역이다.

트랙이 많은 만큼 피처링도 많다. 그러나 박재범의 존재감은 어느 곡에서든 살아있다. ‘월드와이드’를 내면서도 음악보다는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 말이 늘 많았던 박재범이지만 이번 앨범으로 박재범은 음악 얘기만 해도 모자란 아티스트로 거듭난 듯 하다. 그만큼 박재범이 구축한 스펙트럼은 독보적이다.


B.A.P ‘매트릭스(MATRIX)’ 2015.11.16 발매 : 오랜 기간 활동을 하지 못한 만큼 강한 트랙부터 시작할 것을 기대했지만 1번 트랙 ‘테이크 유 데어(Take You There)’는 오래 기다린 팬들을 위해 부드럽게 마음에 스며드는 곡이다. 본격적으로 B.A.P의 음악을 보여주는 것은 2번 트랙 ‘모놀로그(Monologue)’부터다. B.A.P는 기승전결이 있는 앨범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치지 않는 강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앨범을 만들어 온 아티스트다. 이번 타이틀곡 ‘영, 와일드 앤 프리(Young, Wild & Free)’ 또한 B.A.P의 색을 잘 드러낸 곡이다. ‘카리스마’와 ‘강렬한’은 가요 시장에서 흔히 쓰이곤 하는 상용구지만 B.A.P에게는 이보다 적절한 표현을 찾기 어렵다.

음악적인 사정보다는 어른들의 사정으로 힘든 일이 많았을 그룹이다. 이탈자가 없이 잘 버틴 것만으로 대견하다고 칭찬받을 수 있다. 심지어 오래 쉬었다. 계속해서 유행이 바뀌는 가요 시장에서 곡을 계속해서 듣거나 만들지 않는 아티스트는 뒤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B.A.P는 오래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팀 컬러도 계속 유지했고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는 곡을 만들어냈다. 이것만으로도 B.A.P가 좋은 그룹이며 오래 노래를 할 그룹이라는 반증은 충분하다.


아이콘 ‘웰컴 백(Welcome Back)’ 2015.11.16 발매 : 막상 뚜껑을 열어본 아이콘은 신인그룹이라는 타이틀보다 더 낮지도, 높지도 않은 음악을 보여줬다. 아티스트로서 좋은 음악을 기대한다기보다는 다른 신인 아이돌 그룹과 마찬가지로 발전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충분하다. 물론 아이콘의 출발선은 여타의 신인그룹보다는 훨씬 앞에 있다.

테디는 템포의 느리고 빠름에 상관없이 좋은 곡을 만들어내는 프로듀서지만 ‘지못미’는 그간 테디가 보여줬던 곡들에 비해 호불호가 갈릴 공산이 크다. 그러나 아이콘에서 다섯 명이나 되는 보컬들을 다양하게 써먹으며 개개인의 역량을 보여주려는 시도를 한 것은 좋은 일이다. 아이콘의 이전 곡에서는 보컬들이 속된 말로 ‘잉여’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다만 이 창법과 스타일로 라이브를 고수한다면 나이가 어린 친구들의 성대에 무리가 오지 않을까 하는, 아이콘을 좋아하는 팬으로서의 오지랖이 불쑥 고개를 쳐든다. 멤버 B.I의 프로듀싱에서 회사 대표 프로듀서들이 참여함으로써 앨범의 깊이가 달라진 것도 괄목할 만한 점이다.

★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 다수의 기획사, 공연 A&R팀을 거쳐 작곡을 업으로 삼고 있는 김땅콩(예명, 31)이 열흘마다 갱신되는 가요계 최신 앨범을 리뷰합니다. 정리·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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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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