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서머타임’ 아시나요… “일하는 시간만 늘어나겠네” 빈축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머타임’ 아시나요… “일하는 시간만 늘어나겠네” 빈축

기사승인 2015-12-07 15:30: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혹시 ‘서머타임’을 아십니까. 일단 노래 제목은 아닙니다. 직접 겪은 분도 있겠지만 처음 듣는 분도 계시겠죠.

서머타임제의 정확한 명칭은 ‘일광 절약 시간제(Daylight Saving Time)’입니다. 해가 뜨는 시간이 빨라지는 한여름에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기는 것이죠. 당연히 출근 시간이나 퇴근 시간이 빨라집니다. 해가 나는 시간에 맞춰 일찍 일어나고 일찍 퇴근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서머타임제는 우리나라에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마지막으로 시행됐습니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전기 절약을 들어 청와대 주도로 시행하려고 했지만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습니다.

약 30년 전 추억이 회자된 것은 정부가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서머타임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6일 한 매체가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서머타임제 시행이 세계적인 추세인 데다가 국민의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고 합니다.

실제 일본은 올해 서머타임제를 도입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서머타임제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도 한국과 아이슬란드 두 나라 뿐입니다. 아이슬란드는 ‘백야 현상’(한여름 해가 지지 않는 현상) 때문에 따로 서머타임제가 필요없습니다.

만약 서머타임제를 도입한다면 어떨까요. 이른바 새벽형·아침형 생활패턴을 지닌 분들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출근 시간을 앞당기고 퇴근 시간이 빨라지니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왜일까요.

일단 출근만 빨라지고 퇴근은 그대로일 것이라는 불신이 강합니다. 여가가 아닌 근로시간만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죠. 정시 퇴근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사회 분위기 탓이 큽니다. 평균 근로시간이 이미 OECD 회원국 평균의 1.2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비정규직은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옵니다. 내수를 진작하려면 서머타임제 보다는 최저임금 인상이 더 나을 것이라는 대안도 보입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도입을 검토하다 무산된 이유와 똑같습니다.

서머타임제 도입 논란이 일자 기획재정부는 “내년 경제정책방향과 관련해 도입 여부가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간 본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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