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동료 의원들의 ‘탈당 철회’ 호소에도 불구하고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혁신 전당대회’ 개최 요구가 먼저 수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12일 밤 11시45분쯤 상계동 자택을 찾아온 박병석·원혜영·노웅래 의원에게서 이날 열린 긴급 의원 간담회 참석 의원들이 채택한 호소문을 전달받고 그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안 전 대표와 박 의원 등 네 사람은 처음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간혹 웃기도 했지만, 당 혁신 문제를 둘러싼 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고성이 들리는 격한 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하지 않았다면…”, ”내 제안은 국민 앞에 얘기했기 때문에 문 대표가 받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등의 말로 문 대표가 자신의 혁신 전대 개최 제안을 거부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또한 자신의 ‘낡은 진보 청산론’에 대해 문 대표가 두 달 전 “새누리당 프레임”이라고 비판했던 사실까지 거론하며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어떻게 새누리당이라고 그러냐”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당 대표에게 의지가 없으면 혁신이 되지 않는다”며 “대표가 의지가 없는 사람 같으면 외부 충격을 통해서라도 바꿔야 한다.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또 “지지율이 이미 50%도 되지 않는다”며 “그래서 고심 끝에 이벤트로서 혁신전대를 제안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던 당 소속 의원들은 5개 항으로 구성된 호소문을 마련,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양측에 전달했다. 내용은 안 전 대표가 탈당을 하지 말고 당의 혁신을 이끌어줄 것, 문 대표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당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무한책임을 질 것,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당의 통합과 혁신을 위한 방안을 즉시 합의해줄 것 등이다.
안 전 대표는 13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당내 상황과 자신의 향후 거취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탈당 의사를 공식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