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SK 최태원은 갑자기 왜 고백했나… 별거·이혼·내연녀·혼외자 모두 공개한 배경은

[친절한 쿡기자] SK 최태원은 갑자기 왜 고백했나… 별거·이혼·내연녀·혼외자 모두 공개한 배경은

기사승인 2015-12-29 11:21:56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갑자기 왜 고백했을까요. 혼외자 공개에다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결심 모두 외부로 알려지면 치명적인 논란을 낳기에 더욱 궁금합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한 언론사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자신의 이름도 함께 적었습니다. 그룹 차원에서 대응할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한 듯 최 회장은 “기업인 최태원이 아니라 자연인 최태원이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고 합니다”라고 글을 시작했습니다.

부인인 노소영 관장 이야기가 곧바로 이어졌습니다. 최 회장은 “항간의 소문대로 저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성격 차이 때문에, 그리고 그것을 현명하게 극복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 때문에, 저와 노소영 관장은 십년이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습니다”라면서 “종교활동 등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도 많이 해보았으나 그때마다 더 이상의 동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만 재확인될 뿐,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그리고 알려진 대로 저희는 지금 오랜 시간 별거 중에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노 관장과의 별거설을 사실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 부부 사이에는 장녀 최윤정씨와 소말리아 아덴만 파병 임무를 마치고 최근 귀국한 차녀 최민정 해군중위 등 두 딸, 미국 브라운대에 유학중인 아들 최인근 군 등 1남 2녀가 있습니다.

이어 최 회장은 이혼 의사와 함께 한 여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는 “노 관장과 부부로 연을 이어갈 수는 없어도, 좋은 동료로 남아 응원해 주고 싶었습니다. 과거 결혼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서로 공감하고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던 중에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최 회장은 “그 분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내연녀를 ‘그 분’으로 지칭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당시 제 가정상황이 어떠했건, 그러한 제 꿈은 절차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옳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 전에 먼저 혼인관계를 분명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순서임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면서 혼외자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최 회장은 “수년 전 여름에 저와 그 분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노 관장도 아이와 아이 엄마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그동안 이런 사실을 세상에 숨겨왔습니다. 아무것도 정리하지 못한 채로 몇 년이라는 세월이 또 흘렀습니다. 저를 둘러싼 모든 이들에게 고통스러운 침묵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최 회장은 현재 내연녀 A씨와 서울 모처에서 살고 있고 노 관장은 워커힐호텔 내 빌라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회장과 A씨 사이에는 6살 난 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회장은 갑작스럽게 내연녀와 혼외자를 고백한 배경에 대해 “공개되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자랑스럽지 못한 개인사를 자진해서 밝히는 게 과연 옳은지, 한다면 어디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습니다”라며 “하지만 이미 오래 전에 깨진 결혼생활과 새로운 가족에 대하여 언제까지나 숨긴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진실을 덮으면 저 자신은 안전할지도 모르지만, 한 쪽은 숨어 지내야 하고, 다른 한 쪽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살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 나름의 대책도 내놨습니다. 최 회장은 “평소 동료에게 강조하던 가치 중 하나가 솔직”이라며 “그런데 정작 제 스스로 그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지극히 개인적인 치부이지만 이렇게 밝히고 결자해지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선 노 관장과의 관계를 잘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노 관장과, 이제는 장성한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를 보듬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할 생각입니다”라며 “그리고 제 잘못으로 만인의 축복은 받지 못하게 되어버렸지만, 적어도 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 아이와 아이 엄마를 책임지려고 합니다. 두 가정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노 관장과 이혼 후 내연녀와 가정을 꾸리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셈입니다.

최 회장의 글에 29일 온라인은 달아올랐습니다. 본인의 진솔한 고백이었지만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비난의 화살이 쇄도했습니다. 별거 중인 부인과 이혼한 뒤 내연녀와 혼외자와 함께 가정을 꾸리겠다는 의지에 ‘간통죄가 폐지됐으니’ ‘부인과 자식이 받을 충격은 상상도 안 하나’ 등 조롱과 비아냥이 가득합니다. 최 회장이 충분히 예상했을 수 있는 반응들입니다.

관심은 갑자기 왜 최 회장이 내연녀와 혼외자 사실을 공개했는지로 집중됐습니다. 이혼이 임박해 모든 것을 정리하겠다는 의사 표현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언론 취재나 외부로 알려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접 해명을 선택하지 않았겠냐는 설이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베일에 싸여진 사생활을 공개했을리 만무하다는 근거입니다.

특별사면 문제도 회자됐습니다. 최 회장은 2013년 계열사 돈 50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나 징역 4년형이 확정됐으나 올해 광복절 특사로 사면 및 복권됐습니다. 인터넷에선 ‘이런 사람을 사면시켜주다니’ ‘죗값도 다 안 치르고 나와서 부인과 자식에게 또 죄졌네’ 등 십자포화가 이어졌습니다.

최 회장은 이런 반응을 미리 예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가정사로 실망을 드렸지만, 경제를 살리라는 의미로 최근 제 사면을 이해해 주신 많은 분들께 다른 면으로는 실망을 드리지 않겠습니다”라며 “제 불찰이 세상에 알려질까 노심초사하던 마음들을 빨리 정리하고, 모든 에너지를 고객, 직원, 주주, 협력업체들과 한국 경제를 위해 온전히 쓰고자 합니다. 제 가정 일 때문에, 수많은 행복한 가정이 모인 회사에 폐를 끼치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구성원 중 한 명으로서 큰 잘못을 한 것에 대해 어떠한 비난과 질타도 달게 받을 각오로 용기 내어 고백합니다”라고 했지만 SK 그룹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어쩌면 최 회장은 대중보다 사내 구성원들에게 먼저 고개를 숙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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