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2015년 이동통신·방송 분야는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효과로 ‘데이터중심요금제’가 등장했고 단말기 구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중저가폰’과 ‘고사형 구형폰’ 열풍이 불었다. 정부가 ‘제4이동통신’ 출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주파수 경매·재할당 논란도 발생했다. 특히 ‘결합상품’을 통한 ‘시장지배력 전이’ 논란이 계속 이어지던 중 SK텔레콤이 케이블TV 방송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겠다고 ‘핵폭탄급’ 이슈를 터트렸다.
◇ 단통법 효과… ‘데이터 중심 요금제’ 전면 개편
단통법은 단말기 보조금을 많이 주는 만큼 휴대전화 요금을 다소 높게 책정하는 이통사들의 ‘공짜폰’ 마케팅을 막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 단통법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이통사들은 요금제와 서비스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KT는 5월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 제공하며 데이터를 사용량을 기준 요금을 매기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해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했다. 이후 이통사들은 부가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요금을 인하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다 현재는 거의 유사한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다.
다만 어느 이통사에 가입하든지 데이터를 넉넉하게 이용하려면 부가세 포함 6만5000원 이상을 내야하는 등 요금 부담은 여전히 높다. 특히 299요금제(부가세 포함 3만원대)에서 제공되는 300MB 데이터 등 5만원 이하 요금제를 살펴보면 음성 중심의 기존 요금제보다 오히려 데이터 제공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들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광고와 관련해 ‘허위 광고’인 점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소비자 피해 구제안을 제출해 ‘수백억대 과징금 피하기 꼼수’ 논란을 자초했다. 동의의결 제도는 불공정 거래 행위가 있다고 판단될 때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하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 ‘중저가폰’ ‘고사양 구형폰’ ‘20% 요금할인’ 돌풍
단통법 영향으로 프리미엄폰 가격(할부원금) 부담이 커지자 중저가폰과 고스펙 구형폰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고사양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꼭 최신 프리미엄폰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TG앤컴퍼니와 합작해 지난 9월 내놓은 ‘루나'는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하루 2000대씩 팔렸다. 최근 KT의 '갤럭시J7'과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된 10만원대 스마트폰 화웨이 'Y6'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단통법에 의해 공시지원금 상한선은 33만원이지만, 출시 15개월이 지나면 제한이 풀려 이통사가 자유롭게 지원금을 책정할 수 있다. 이에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프리미엄 구형폰을 기다리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갤럭시S5’ ‘갤럭시S5-LTE A' 갤럭시 노트4‘ ‘G3' 등을 두고 출시 15개월째가 되면 보조금 상향 여부에 관심이 쏠렸고, 각 판매점에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단말기 보조금을 받는 대신 요금을 할인받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20% 요금할인)’ 제 가입자도 400만명을 돌파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20% 요금할인을 선택하면 공시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이동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 주파수 ‘로드맵’ 확정… 2.1㎓ 대역 누가 가져갈까?
미래부는 내년 2월 주파수 할당 방안을 마련하고 4월 주파수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경매 대상 주파수는 700㎒(40㎒), 1.8㎓(20㎒), 2.6㎓ 또는 2.5㎓(40㎒), 2.6㎓(20㎒) 등 총 140㎒ 폭으로 논란이 됐던 2.1㎓ 대역 100㎒ 중에선 80㎒는 SK텔레콤과 KT에 재할당(SKT 40㎒, KT 40㎒)하고 20㎒는 경매키로 결정됐다. 이용자 보호, 서비스·투자 연속성, 정책 일관성 등이 고려됐다.
2.1㎓ 대역은 ‘광대역 LTE’를 구축하기 용이해 이통사들 사이에서 ‘황금 주파수’로 불린다. 기지국을 적게 설치해도 통화 품질이 좋다. 이에 LG유플러스는 대체 대역이 없는 3G 주파수 40㎒폭을 제외한 LTE 60㎒폭을 경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상반기엔 700㎒ 대역 주파수를 두고 방송·통신 동시 분배가 결정돼 논란이 일었다. 이 대역 주파수를 두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초고화질(UHD) 방송용으로 할당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통신용으로 분배해야 한다고 맞섰다. 최근엔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짜채널’인 지상파다채널서비스(MMS)를 EBS에 한해 허용하겠다고 밝혀 ‘지상파 퍼주기’ 논란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 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공식화… 2016년 확정
올해 하반기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최대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계획 발표다. 이동통신, IPTV, 케이블TV, 초고속인터넷, 알뜰폰 등 방송·통신 전체 시장 구도를 뒤흔드는 ‘빅딜’이어서 관련 시장에 ‘핵폭탄’급 파장을 일으켰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를 계기로 투자를 촉진해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 산업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SK텔레콤이 방송과 통신을 아울러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해 공정경쟁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SK텔레콤은 공정거래법의 기업결합 심사,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자 간 합병 시 미래부 장관 인가, 방송법에 따른 SK브로드밴드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허가를 위한 방통위 사전 동의 등을 통과해야 한다.
미래부와 방통위·공정위는 이번 인수·합병 건이 전체 ICT 산업에 미칠 영향과 경쟁 제한 여부를 살펴 내년 2월 내 인가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종 인가 심사 이전까지 SK텔레콤과 관련 경쟁사들 간 양보 없는 공방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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