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세체’라는 용어가 요즘 온라인에서 꽤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세계최강’의 줄여 편하게 발음한 것이겠죠. 흔히 ‘세체공(세계 최강 공격수)’, ‘세체팀(세계 최강 팀)’, ‘세체수(세계 최강 수비수)’ 등으로 활용돼 쓰입니다.
11일(현지시간) 세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발롱도르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별다른 이견 없이 ‘세체신(神)’은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였습니다. 그는 지난 시즌 소속 팀의 4관왕을 이끌고,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했죠.
하지만 그가 홀로 ‘세체신’이 된 건 아닙니다. 역사에 이름을 새길만한 선수가 있다면, 그에 걸맞은 ‘조합’이 있었습니다. 흔히 OO듀오, OO트리오로 불리는데, 바르셀로나엔 ‘MSN 트리오’가 있습니다.
MSN트리오는 메시, 수아레즈, 네이마르를 일컫습니다. 지단·앙리·트레제게,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지뉴, 호날두·루니·박지성 등 축구역사상 환상적인 ‘케미’를 보여준 선수들이 참 많았습니다만, MSN만 할까 싶습니다. 이들은 정말 역대급입니다.
지난 시즌 메시(58골), 수아레스(25골), 그리고 네이마르(39골)는 총 122골을 합작하며 바르셀로나의 트레블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의 반, 곧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수아레즈는 25경기 26골 9도움, 네이마르는 20경기 16골 14도움을 기록했습니다. 메시는 다소간 공백기가 있었지만 18경기 13골 6도움을 올렸죠. 세 선수를 합하면 55골 29도움, 총 84공격포인트를 올린 셈인데, 현대축구에선 대량득점이 어렵다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입니다.
‘역대급 세체트(세계 최강 트리오)’란 명칭을 붙여도 크게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만, 이들의 또 다른 ‘세체’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서로 간의 신뢰입니다.
발롱도르를 수상한 메시는 “동료들이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또 FIFA와의 인터뷰에선 “수아레즈는 정통파 공격수 중에서 단연 최고”라면서, “우리의 성공 비결은 서로 간 호흡이다. 축구할 때뿐만이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우리는 항상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며 친목을 과시하기도 했죠.
수아레즈 또한 메시에 대해 “세계 최고의 선수 옆에서 뛸 수 있다는 건 특권이다. 메시는 3~4명의 선수를 동시에 상대하고, 또 그걸 쉽게 해낸다. 그저 모든 게 감탄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마르에 대해선 “그가 플레이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 놀라움을 준다. 그의 질주가 얼마나 빠른지 때론 충격에 빠지기도 한다. 그가 재빠르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라운드에서 매번 새로운 충격을 맞이하게 된다”고 극찬했죠.
네이마르 역시 동료에 대해 강한 신뢰를 드러냈습니다.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직후엔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다. 당신은 나의 영웅이며,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죠. 또 그는 “우리의 우정은 세월이 흐를수록 발전하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위의 내용은 세 선수의 단적인 부분일 뿐입니다. 어느 곳에서든 셋은 서로에 대한 칭찬을 입에 달고 삽니다. 더구나 셋은 비슷한 문화권 태생이죠. 특히 메시와 수아레즈는 나이까지 동갑이기에 서로 술이나 차를 마시며 어렸을 때 추억을 나눈다고 합니다.
모든 방면에서 ‘세체’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셋의 케미는 당분간 바르셀로나의 호성적을 보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dani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