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올해부터 정부가 만 12세 이하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NIP) 항목에 자궁경부암이 추가된다는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자궁경부암 백신인 2종 중 어느 백신이 도입될지 여부를 두고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 도입 시기, 백신 안전성 여부 등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성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접종해야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항목에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추가해 접종비용 전액을 지원하게 된다. 접종 지원 대상 및 지원연령 등은 올해 6월 내 결정될 예정이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지속적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유방암에 이어 2번째로 유병율이 높은 여성암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NIP 도입으로 인해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 출시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한국MSD의 4가 백신인 ‘가다실’과 한국GSK의 2가 백신인 ‘서바릭스’ 두 가지 종류다. 두 제약사는 각각 자사의 백신이 자궁경부암 예방효과, 비용 대비 효과가 더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국가예방접종 사업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에 투입하는 추계예산만 약 159억원에 달한다. 그 점에서 두 제약사의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MSD는 전세계적으로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가장 많이 등록된 자궁경부암 백신이 ‘가다실’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OECD 국가 34개국 중 29개국이 HPV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이 중 가다실만을 도입한 국가는 영국 호주 등 11곳, 두 백신을 모두 지정한 국가는 독일 프랑스 등 12곳으로 총 23개 국가에서 가다실을 도입하고 있다. 단, 서바릭스만을 도입한 국가는 핀란드 멕시코 등 6개국이다.
한국GSK는 서바릭스가 가다실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더 우월하다는 것을 임상 데이터로 제시했다. GSK 측은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16, 18형에 대한 예방효과가 가다실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9~14세 여자 대상 서바릭스 2회 접종이 가다실 2회 또는 3회 접종보다 항체역가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불어 한국에서 12세 인구집단 25만3000명을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사업을 진행했을 시, 서바릭스 2회 접종은 가다실 2회 접종 시보다 자궁경부암 증례는 244건, 사망건수는 99건 더 많이 예방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이재용 과장은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접종 사업을 오는 6월부터 도입할 예정에 있다. 다만 2가지 백신 중 어떤 백신을 권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장점유율, 가격 등을 고려해 예방접종심의위 등과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전히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일부 부모들의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한때 일본에서 발생한 백신 부작용 사례가 논란이 일어 일본 정부에서 접종 중단 조치를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7일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백신안전성자문위원회(GACVS)는 ANSM의 연구결과를 인용한 HPV 백신의 안전성 성명서를 발표해 이러한 논란을 잠재웠다.
GACVS는 일본에서 발생한 부작용 사례와 관련해 “전문가 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부작용 사례와 HPV 백신 간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으며, 일본 정부의 권종 중단으로 인해 많은 젊은 여성들이 HPV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확인되지 않은 근거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의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은 오히려 불필요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