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새 간판된 ‘응답하라’… 호평과 찬사 속 ‘응팔’ 종영… 후속작은 1980? 2002?

CJ 새 간판된 ‘응답하라’… 호평과 찬사 속 ‘응팔’ 종영… 후속작은 1980? 2002?

기사승인 2016-01-18 14:39: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CJ E&M은 16일을 창립기념일에 버금가는 ‘응답기념일’로 지정해도 될 것 같다. 서울 쌍문동 골목길의 가족애와 청춘 남녀의 사랑을 담은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역대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19.6%(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2010년 엠넷(Mnet) ‘슈퍼스타K 2’ 최종회가 세운 기록(18.1%)를 뛰어넘었다. 30년 전 추억 속으로 돌아간 시간여행에 시청자들을 울고 웃었다. 대다수 종합일간지는 종영한 ‘응팔’에게 안녕를 고하는 기사를 18일자에 올렸다.

△시리즈 3연속 흥행=‘응팔’은 전작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과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물음표가 붙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약 30년 전 이야기에 과연 시청자들이 응답하겠냐는 것이었다. 예상은 정반대로 빗나갔다. 40·50대 시청자들은 추억 속에 젖었고, 10·20대 시청자들은 로맨스 코드에 화답했다. ‘그때 그시절을 알게 됐다’ ‘부모님과 함께 보는 유일한 드라마’ 등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의 호평 속에서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소품과 더불어 뮤직비디오에 가까운 탁월한 선곡도 극 분위기를 내내 이끌었다. ‘걱정말아요 그대’ ‘소녀’ ‘청춘’ ‘세월이 가면’ 등은 대다수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인물 심리와 극적 전개에 쓰인 수많은 히트곡 퍼레이드는 단순한 배경음악을 뛰어넘어 1980년대 후반부터 한국 가요 르네상스가 시작됐음을 직감케 했다. 복고 열풍은 당시 주류 재출시로 이어졌고 과자들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예능 프로그램 출신인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각각 에피소드를 담은 단편들을 모아 큰 물줄기로 연결시키는 재주를 이번에도 아낌없이 뽐냈다. 여자 주인공의 남편 찾기라는 테마는 동일했지만 ‘응칠’ ‘응사’에 비해 많은 주인공들을 담아냈고, 풍부한 사전 취재와 조사로 디테일을 살려냈다. 스타 캐스팅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낯선 얼굴로 캐릭터화 시키는 마법도 재차 빛을 발했다.

시청률 못지않게 ‘응팔’이 벌어들인 수익도 기록적이다. tvN에 따르면 ‘응팔’은 20회 전회 방송 광고가 완판돼 매출 171억을 올렸다. 다시보기 매출도 ‘응사’ 두 배인 50억이다. ‘슈퍼스타K’의 잇따른 부진 속에 ‘응답하라’ 시리즈는 CJ E&M 새 간판이 됐다. 제작진의 공이 크지만 시청자들의 응답을 도운 홍보 파트의 역량도 빛났다.

△응답하라 OOOO?=관심은 후속작으로 쏠린다. 일단 CJ E&M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작진 피로도 극에 달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응칠’에 비해 ‘응사’가, 또 ‘응사’에 비해 ‘응팔’이 두 배에 달하는 시청률을 올릴 정도로 흥행했기에 후속작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문제는 과연 몇 년도를 타이틀로 삼느냐다. ‘응칠’부터 ‘응팔’까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갔고, 첫 방송에 앞서 방영된 ‘응팔 시청지도서’에 1980 숫자가 적혀 있다는 이유로 ‘응답하라 1980’ 설이 나온다. 한·일월드컵 4강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 등 각종 키워드가 많은 ‘응답하라 2002’도 다양한 시청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거론되고 있다.

△시대상 취사선택하나=가득한 찬사 속 화려한 성찬이었지만 ‘응팔’에서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군사정권 당시 민주화 물결로 뒤덮인 사회상을 제대로 담지 않고 가족애와 연애에만 골몰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SNS에선 ‘보수 정권 눈치 보기’라는 표현이 또 나왔다. 한 주 결방으로 인해 스포일러가 무더기로 쏟아졌고,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이) 결말에도 불만이 높았다.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시대와 맞지 않는 설정이 많아져 사전 제작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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