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연초부터 우체국 알뜰폰이 ‘대박 흥행’을 이어가자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를 하면서도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길 기대하고 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우체국 알뜰폰 전용상품 30종을 새로 내놓았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에넥스텔레콤의 ‘A제로 요금제’다. 기본료 0원에 무료음성통화 50분을 제공해 출시 당일에만 4800명의 가입자가 몰렸다.
이지모바일의 ‘EG 데이터선택 10G 399'도 부가세 포함 4만3890원에 음성·문자에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쓸 수 있어 관심이 쏠렸다. 이통사 요금제 대비 2만원 정도 저렴하다.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요금제가 나온 만큼 소비자 편익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에넥스텔레콤이 A제로 요금제로 수익을 낼 경우 기본료 폐지를 반대해온 이통사들에게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면 이통사들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알뜰폰 육성 의지가 확고한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통사 가입자들이 결합할인과 약정에 묶여있는데다가 해외로밍·부가서비스·멤버십 혜택 등이 차이나기 때문에 분리된 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요금제를 둘러싼 사업자간 경쟁이 격화될 수는 있지만, 새 상품 출시 이전 알뜰폰 요금제도 충분히 저렴했던 만큼 이통사 가입자까지 빼앗아 가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을 제쳐둔 채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반짝 요금제’라는 시각도 있다.
KB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우체국 알뜰폰 신규 가입자 70%는 기본료 6000원 이하 초저가 요금제 가입자”라며 “알뜰폰 사업자의 적자구조가 지속되고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정부의 알뜰폰 경쟁력 강화 정책 기반 위에서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가 나온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국정 과제인 가계 통신비 경감을 실현하기 위해 각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ideaed@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