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및 욕구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8~20일 중학생과 고등학교 1~2학년생 1천1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우편조사 방식)를 실시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
응답자의 과반인 52.6%는 ‘결혼을 하지 않아도 내가 살아가는 데 별문제가 없다’는 문항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응답률은 남학생(43.0%)보다 여학생(62.4%)에게서 더 높았다. 또 중학교 1학년은 46.2%이었지만 고등학교 2학년은 63.6%으로 학년이 높을수록 찬성비율이 높아졌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나 일을 하기 위해 결혼을 안 할수도 있다’는 문항에 찬성하는 비율은 63.7%가 찬성해 더 높았다. 이 경우도 여학생이 76.1%나 돼 남학생(51.2%)보다 훨씬 높았고 고등학교 2학년 74.1%, 중학교 1학년 54.5% 등으로 학년이 높을수록 이렇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응답자의 73.0%는 ‘향후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지만 8.1%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18.8%는 결정을 유보했다.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학생(10.6%)이 남학생(5.7%)보다 2배 높았다. 중학교 1학년은 3.5%로 낮았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늘어나 고등학교 2학년은 8명 중 1명 꼴로 나타났다.
‘어른이 되면 반드시 자녀가 있어야 한다’에 대한 찬성 응답은 절반을 조금 넘는 55.2%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자녀가 없어도 된다’(21.2%)고 생각하거나 답변을 유보(23.6%)했다.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응답한 이유로는 ‘내 일에 전념하고 싶어서’(29.8%), ‘자녀 양육비 및 교육비 부담’(26.8%)라는 설명이 많았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결혼 생활과 학업 또는 일에서의 성취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인지하고 있어서 만혼화 현상이 더 고착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청소년들이 양성평등문화, 실속형 결혼문화 조성 등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경향이 높아 미래에 결혼, 가족 관련 문화에 점진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청소년들은 ‘남편이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해서는 83.2%(여학생 91.3%·남학생 75.2%)가 반대했으며 ‘남자들은 지금보다 집안일을 더 많이 분담해야 한다’는 응답도 전체의 67.5%(여학생 73.5%·남학생 61.6%)나 됐다. ideaed@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