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오는 3월 판교로 사옥을 이전하는 삼성물산을 둘러싸고 주택사업부 매각에서 부터 상시 인력 구조조정까지 온갖 설이 파다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는 3월 1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서초동 서초사옥을 떠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알파돔시티로 이전한다.
현장 직원을 포함해 통합된 삼성물산 직원 약 7000명 중 본사 직원 3000여명이 이동을 할 예정이다.
이전이 완료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조직개편에서 이관된 리조트·건설부문 인력을 포함해 총 3100여명이 판교 알파돔시티 내 13층짜리 건물 2개동 3∼13층에 새 둥지를 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이전한 빈자리에는 삼성화재가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중순 수원 본사로 이전하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이 떠난 자리에는 금융 계열사가 들어온다.
올 하반기쯤 삼성 생명, 화재, 카드가 모두 서초 사옥으로 이전해 금융 밸리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이 자체 서초 사옥을 두고 갑자기 임대 형식의 판교 이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 물산의 대외적인 이유는 서초 사옥 공간이 부족해 사무실이 곳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산재한 업무 공간을 통합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 이면에 삼성그룹 전략에 따라 비주력 사업인 주택 사업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하기 이전부터 주택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
저유가 등으로 중동 등에서 플랜트 발주가 대폭 감소한 데다 국내 주택부문 열기도 식어 건설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물산의 실적 역시 대형건설사 중 가장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근거다. 지난해 4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은 전 분기보다 4520억원 감소한 3조1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손실은 전분기보다 1460억원 감소한 1500억원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옥 이전과 맞물려서 대규모 인원 감원과 조직개편, 건설 부문 매각이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은 상시적인 구조조정 이야기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입사한지 3년이 지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부장부터 평사원까지 직급에 따라 1년치 연봉과 함께 7000만~1억원 정도 위로금이 지급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으로 건설부문 직원 7000여명 중 3분의 1가량이 퇴직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제일모직과 합병한 뒤 약 700~800명 규모의 인원을 줄였다. 하지만 제일모직 건설 부문 인력이 유입돼 실제 인원 감소 규모는 크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생애설계휴직’제도도 도입했다. 희망퇴직 통보를 받은 직원 중 퇴사를 거부하는 직원들이 대상으로 1년 동안 기본급의 일부가 지급되는 일종의 유급휴직이다. 직원들은 1년 안에 다른 일자리를 구해서 퇴사를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일 계속된 구조조정 설에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한 직원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인원 감축 규모에 대한 수치까지 나돌고 있다”며 “직급별로 40~60%까지 해고 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근거 없는 소문일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이 매일 반복되다 보니 불안해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상시적인 인력구조 개선작업이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구조조정 수치를 발표하거나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접수한다는 등의 내용을 공식적으로 통보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삼성물산이 주택사업부문을 매각할 것이라는 말도 여전히 떠돌고 있다.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백기사 역할을 한 KCC에게 주택사업부문을 매각하고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받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보유지분을 늘릴 수 있고, KCC 입장에서는 기존 건자재 사업을 주택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어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물론 삼성물산과 KCC 양쪽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공식적으로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하기 이전부터 주택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꾸준히 보이고 있어 주택사업부문 매각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4년 삼성과 한화의 깜짝 빅딜처럼 사업재편은 경영진 판단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주택사업의 빅딜이 이뤄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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