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어린이 호흡곤란 위험 높은 기침약 ‘코데인’, 처방 받았다고?

[쿡기자의 건강톡톡] 어린이 호흡곤란 위험 높은 기침약 ‘코데인’, 처방 받았다고?

기사승인 2016-02-22 09:56: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약을 복용하면 사망 위험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코데인’이라는 약입니다. 아편 계열의 진통·기침약인 코데인은 부작용으로 어린이의 호흡곤란·사망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엔 소아에게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약으로 꼽힙니다.

국내 병·의원 외래에서 코데인(Codeine) 함유약을 처방 받은 전체 환자의 10% 이상이 코데인에 취약한 12세 이하 어린이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박효주 연구관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공받은 2011년 1∼12월 환자 137만여 명의 자료를 근거로 병·의원에서의 연령별 코데인 처방률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습니다.

연구팀이 국내 병원 외래 환자에게 발급된 전체 코데인 함유약 처방전(6298건)을 분석한 결과 이중 12.3%(776건)가 12세 미만 어린이 환자에게 끊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원 입원 환자에게 끊어진 총 코데인 함유약 처방전(9958건) 중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발급된 것은 2.1%(210건)에 그쳤습니다. 12세 미만 어린이의 코데인 함유약 점유율이 의료기관의 외래와 입원 사이에서 6배나 격차를 보인 것입니다. 이는 의료기관 외래에서 어린이 환자에 대한 코데인 함유약 처방의 남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특히 코데인 함유약 처방은 동네 의원 등 1차 의료기관에서 집중적으로 내려졌습니다.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 외래에선 12세 미만의 코데인 처방이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1차 의료기관 외래에서 코데인 함유약을 처방 받은 어린이 환자를 진단명 별로 분류한 결과 급성 기관지염(365건)·알레르기성 천식(61건)·혈관운동성 비염(60건) 순서였다"고 기술했습니다.

의료기관의 외래 환자에게 코데인 성분약이 훨씬 많이 처방되고 있는 것(입원 환자 대비)은 다른 연령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선진국에서도 코데인 성분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처방을 권고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2009년 이후 미국·캐나다·EU(유럽연합) 등 선진국과 관련 학회에선 어린이에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린이 환자에 대한 코데인 처방 자제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유럽의약품청(EMA), 영국의 약품·건강제품통제국(MHRA), 캐나다 보건부 등은 코데인의 아편 독성 위험성을 근거로 12세 이하의 어린이에 대한 코데인 함유약 사용을 금지하고 이를 허가사항에 반영할 것을 지시하는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어떻게 기준이 마련돼 있을까요. 국내에선 2013년 어린이에게 코데인 함유약 사용에 대한 주의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데인 함유약의 최대 치료기간을 3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어린이 대상 코데인 처방에 대한 주의 조치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늦었다"며 "의약품 안전성 문제를 의약품 선진국의 정보에 의존해왔기 때문"으로 평했습니다.

코데인 성분이 독성 위험이 높은 약인데도 불구하고 동네 의원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처방이 많다고 하니 부모들의 걱정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12세 미만의 어린이를 둔 부모라면 의사에게 약을 처방받을 때 꼼꼼히 성분에 대해 물어봐야 할 것입니다.
vitamin@kukimedia.co.kr

vitamin@kukimedia.co.kr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