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필리버스터는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시간 넘도록 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은수미 의원은 24일 새벽 2시30분부터 이날 현재까지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진행 중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5시간19분) 기록을 깬 같은 당 김광진 의원(5시간35분)의 시간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이날 야당의 47년 만의 필리버스터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전날 북한 핵실험 등으로 조성된 최근 한반도 긴장을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며 국가정보원에 테러 용의자 감청·계좌추적 등을 허용하는 테러방지법안을 직권상정해 시작됐습니다.
전날 저녁 7시5분 첫 주자인 김광진 더민주 의원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에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비상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선거 개표방송 못지 않은 열기가 밤새도록 이어졌습니다. 생중계 웹사이트 주소를 문의하는 게시물이 쏟아졌고 지지 반응도 쇄도했습니다. 여권 성향 네티즌들은 ‘필리버스터에 갇혔다’ ‘도를 넘는 발목 잡기’ ‘테러를 방지하는 법을 왜 반대하나’ 등 격앙된 의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은 의원 필리버스터 못지않게 이날 인터넷은 박근혜 대통령과 안철수 대표, 김용남 의원을 언급하는 게시물이 많습니다. 세 사람 모두 빈축을 사는 분위기입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올해 첫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사회가 불안하고 어디서 테러가 터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경제가 발전을 할 수가 있겠냐”라면서 “이게 다 경제 살리기와 연결이 되는 일인데, 여러 가지 (테러) 신호가 지금 우리나라에 오고 있는데 그것(테러방지법)을 가로막아서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냐”라고 야당을 비판했습니다. “많은 국민이 희생을 치르고 나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얘기냐. 이건 정말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이라고도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에 대해선 “19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 국회가 끝나기 전에 적어도 국민들에게 할 수 있는 도리는 다 하고 끝을 맺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민에게 표를 달라, 우리를 지지해 달라 할 적에는 그만큼 국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국회에 들어가 ‘이렇게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하겠습니다’하는 약속이 아니겠냐”라면서 “국민에게 얼마든지 희망을 줄 수 있는 일들을 안 하고 그 다음에 우리를 지지해 달라 그거 국민이 지지해서 뭐를 할거냐”고 책상을 치며 질타했습니다.
안철수 대표는 묘한 양비론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같은 당 문병호 의원의 필리버스터에도 불구하고 “테러방지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여당과 막아서는 야당의 모습은 19대 국회 내내 국민을 실망시키는 무능함 그 자체”라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김용남 의원은 은 의원에게 고성과 삿대질로 주목받았습니다. 김 의원은 은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9시간을 넘길 무렵 “안건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아닙니까. 상관없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잖아요”라면서 “쓸데 없는 이야기 하고 있잖아. 이게 테러방지법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말 같은 얘기를 해야 듣고 앉아 있지”라고 말했습니다.
은 의원이 “제가 의제와 관련 있다고 말했습니다. 왜 삿대질 하십니까”라고 반박하자 김 의원은 “그런다고 공천 못받아요”라고 되받았습니다. 이에 은 의원이 “(김용남 의원은) 공천 때문에 움직이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건 동료의원에 대한 명예훼손입니다. 사과하세요”라고 했지만 김 의원은 “사과할 일 없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